[해설] 바람직한 한의학연구원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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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바람직한 한의학연구원장상
  • 승인 2008.07.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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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비즈니스 능력이 최고의 기준
예산 확보, 조직관리 능력이 기준 돼야

차기 한국한의학연구원장 선임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22일 9명의 후보 중 1차로 3배수가 선정된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차기 원장은 이 세 사람 중에서 낙점될 것으로 예상된다.
3배수가 선정되자 그간 소리 없이 관심을 보인 한의학연구원관계자들을 비롯해 한의계가 바람직한 연구원장상을 놓고 서서히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능력을 인정받던 전 원장이 정권교체에 따른 일괄사표로 제출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사퇴했어도 정권의 서슬에 눌렸는지 가타부타 말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보면 바람직한 일이다.

논의가 잘 돼 기대한 대로 좋은 원장이 선정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최근 한의계의 논의상황을 보면 우려스럽다. 연구원들의 목소리는 제각각이다. 예산확보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관리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한의학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연구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등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중 후자의 두 가지는 후보가 3배수로 압축되면서 해당되는 사람이 없어져 논의가 무의미해졌다. 한의사출신은 있어도 한의학을 학문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상황에서는 예산확보능력과 관리능력을 누가 더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게 타당한 듯이 보인다.

연구원에 있어 예산은 생명이다. 연구를 하자면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이 없으면 있는 연구원도 줄여야 한다. 그러므로 예산은 연구원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래서 연구원장은 예산을 확보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예산이 삭감당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원장 부재중에 예산을 삭감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내년 예산이다. 신임 원장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늘기도 하고 삭감되기도, 대폭 삭감되기도 한다. 원장의 기획력과 행정력, 인맥, 설득력에 따라 하늘과 땅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연구원내 관리도 매우 중요한 업무다. 연구원에는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일반연구원들이 있고, 행정직도 많다. 행정직은 대체로 노조를 중심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그러므로 원장은 200여명의 연구직과 행정직을 상대로 관리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관리가 안 되면 연구원은 기능이 마비되고, 이것이 예산수주능력과 맞물리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한다.

한의학연구원에 적합한 원장상에 절대 기준은 없다. 다만 예산관리와 조직관리만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여기에 연구관리와 인재관리까지 해주면 금상첨화다. 한의계는 이 점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다가오는 최종 원장선임을 앞두고 한의계는 관점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내부의 의사가 모아지지 않고 기초기술이사회에 좋은 원장을 선임해달라고 하면 그처럼 우스운 일도 없다. 여기에 한의사 출신이니, 한방정책관 출신이니 아니니 하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를 뒷받침할 ‘대외 비즈니스 능력’이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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