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9주년 기념특집] 세계의 한의약 연구동향과 정책방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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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9주년 기념특집] 세계의 한의약 연구동향과 정책방향(1)
  • 승인 2008.07.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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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기술경쟁으로 세계가 뜨겁다

1. 들어가는 글

전세계적으로 한의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라마다 한의약기술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그 결과 세계의 한의약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한의학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한국이 오히려 뒤처진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본지는 기존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국가와 한국의 기술수준을 분야별로 비교함으로써 한의약기술의 전망을 세우고 아울러 대안으로 교육, 제도 분야에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양의학은 ‘과학적’이고, 한의학은 ‘비과학’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공학하는 입장에서는 양의학이나 한의학이나 다 과학적입니다. 고유의 이론체계를 바탕으로 치료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한의학을 과학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언론의 영향이 큰 듯합니다.”

지난 6일 사상체질의학 하계학술대회에서 공학을 전공한 발표자가 한 말이다. 이 말 속에는 한의학도 기기를 이용하면 비과학이라는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공학자의 지적은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는 게 한의학을 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한의학의 이론과 원리에 현대과학적 성과를 접목하면 충분히 설명력을 가질 수 있고, 나아가서는 수치화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 부쩍 늘어난 한의약제품 그러나…

실제로 한의계에서는 한의학이론과 원리를 이용한 제품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한약, 진단, 치료기술, 의료장비에 이르기까지 한방의료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된다. 한국은 일부 한의학 치료기술과 진단기술에서 기술경쟁력이 높다. 맥파측정기술, 한방진단장비, 한방의료신호계측 및 정량화 기술 등 한방의료기기는 상위 10개 최고핵심산업기술에 3가지가 포함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는 보고다.
완성된 기술은 물론이고 개발중인 제품과 기기도 많다. 한의사 한 사람 한 사람이 벤처기업가라는 말도 있듯이 한의사의 노하우가 속속 제품화되고 있다.

피부촉진을 위한 측정 장비도 그중의 하나다. 한의사의 손끝 느낌에 의존하는 주관적인 진단을 물리량으로 측정해 객관적인 진단기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측정의 재현성을 얻는 데 성공한 이 장비는 조만간 체질판별을 위한 임상데이터가 보강되는 대로 임상용 의료기기로 출시할 전망이다.
사상체질의학회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특이한 임상노하우 보유자, 대한한의학회 산하 학회들이 제품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 미·일·중보다 뒤진 한국한의약기술

그러나 한의약 제품은 쏟아지고 있지만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쓸 만한 장비가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발전 속도가 빨라 한국한의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센터장 현병환)가 최근 발표한 ‘한의약기술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국립보건원(NIH) 산하 대체의학센터를 통해 세계 전통의학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산업자원부과 산업연구원은 2004년 한·미·일 간 의료기기의 기술동향을 비교한 결과 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나눌 경우 한국은 성장기와 성장기에 걸쳐 있는 반면 일본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이행 중에 있으며, 미국은 성숙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과 비교해서도 한국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이를 테면 한국이 뛰고 있다면 미국·일본·중국은 날고 있는 셈이다.

■ 기초인프라 강화돼야

한국한의약의 낮은 기술수준은 취약한 연구기반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구논문은 증가일로에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 적고, 특허 등록 건수도 미미한 실정이어서 세계 한의약 시장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의계의 한 관계자는 “한의약 기술경쟁으로 세계가 뜨겁다”면서 “한의계가 세계적 기술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본지는 향후 4회에 걸쳐 세계의 한의약기술 동향과 연구실태, 한의약 인력 양성 방안, 정책과제 등을 고찰해 한의학의 미래비전 설계에 힘을 보탤 생각이다. 〈다음 회:한의약기술 어디까지 왔나?〉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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