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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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
  • 승인 2008.07.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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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으로 부활한 삼국지의 영웅들

장마인데 비는 안 오고 습기만 가득 찬 후텁지근한 나날이 계속 되고 있다. 그로인해 사람들과 만날 때도 조금만 건드려도 짜증이 날 정도라 매사에 조심조심해야 할 정도다. 본격적으로 무더운 여름 시즌에 들어선 이 때에 빵빵한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왕 극장에 간만큼 속이 시원할 정도로 스케일 크고, 멋진 액션이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때마침 〈삼국지〉의 거대한 전쟁을 다룬 〈적벽대전〉이 개봉됐다.

조조(장풍의)의 100만 대군에게 큰 타격을 입은 유비 진영은 조조와 맞서기 위해 고심을 한다. 이 때 유비의 책사 제갈량(금성무)은 손권(장첸)과의 동맹을 제안하지만 손권은 조조 대군의 규모 때문에 망설인다. 제갈량은 손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손권 휘하의 제일명장 주유(양조위)를 먼저 공략하고, 주유는 기예(技藝) 대결을 통해 제갈량과의 연합을 결심하면서 자신의 주군인 손권을 설득한다. 그래서 유-손 연합군은 적벽으로 향한다.

800억원이라는 아시아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적벽대전〉은 그 시작부터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삼국지〉를 읽어 본 사람들이라면 이 장면이 어떻게 영화로 표현될 수 있을까 궁금했을 것이고, 〈영웅본색〉으로 전 세계에 홍콩 느와르 액션을 널리 알렸던 오우삼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것부터 시작해 양조위, 금성무, 장진 등 유명 배우들이 합세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이야기는 약간의 각색이 되기는 했지만 소설에 다 나타나 있기 때문에 새로울 것은 없다. 대신 영화는 엄청난 사람과 물량공세로 갖가지 전투 장면을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충만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삼국지〉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등 모든 영웅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의 액션을 통해 특성을 보여주는 장면 등은 영화 보는 재미를 드높여 준다. 또한 제갈량이 주유를 설득하기 위해 아무 말 없이 거문고를 연주하는 장면은 전쟁 영화에서 보기 힘든 명장면으로 제갈량의 영특한 책략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시리즈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시리즈의 1편으로 제목 그대로 거대한 전쟁인 적벽대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고, 진정한 적벽대전은 12월에 개봉할 2편에서 볼 수 있다. 그로인해 이번 영화에서는 주유의 역할보다는 제갈량이 주인공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하지만 오우삼 감독만의 연출력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흰 비둘기를 통해서나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이야기를 2편으로 나누다보니 약간 전체적인 구성에서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영화 끝 부분에 등장하는 ‘To Be Continued’가 왠지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영화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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