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공의 적 1-1 강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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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공의 적 1-1 강철중
  • 승인 2008.06.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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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탕진을 위해 6년 만에 돌아온 강철중

지난 5월의 한국영화 점유율이 7.8%라는 발표가 나왔다. 한 때 70~80%를 상회하면서 할리우드 영화를 여유 있게 제쳤던 한국영화가 이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밀리면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한국영화계로서는 난세(亂世)에 봉착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위기를 구해줄 영웅이 필요한데 재미있게도 우리나라 영화에는 영웅다운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영웅답지는 않지만 왠지 영웅 같은 느낌을 풍기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공공의 적〉 시리즈의 강철중이라는 캐릭터이다.

어딘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나쁜 놈들을 만나면 관객들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할 말 다 하는 거침없는 캐릭터가 바로 강철중이다. 이러한 강철중이 〈공공의 적〉에서는 형사로, 〈공공의 적 2〉에서 검사로 출연했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형사로 복귀하면서 아예 제목도 〈공공의 적 3〉이 아닌 〈공공의 적 1-1〉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다. 바로 형사 강철중이라는 캐릭터의 묘를 다시 살렸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강동서 강력반 형사 강철중(설경구)은 15년 차 형사생활에 남은 거라곤 거의 없이 잘해야 본전 잘 못하면 사망 혹은 병신이 될 수도 있는 빡센 형사생활에 넌더리가 나 급기야 사표를 제출한다. 하지만 그때 한 고등학교에서 터진 살인사건 때문에 그의 사표 수리는 미뤄지고 이번 사건만 해결하면 퇴직금을 주겠다는 반장의 회유에 말려들어 귀찮은 사건 현장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강철중은 죽은 피해 학생과 어울려 다녔다는 친구 3명을 만나 단서를 찾기 시작하고 아이들이 얼마 전 ‘거성’이란 회사에 취업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 사건이 ‘거성 그룹’과 관계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거성 그룹’의 회장인 ‘이원술’(정재영)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이번 영화에서의 공공의 적은 조폭이다. 존속살해범과 같은 공공의 적보다는 좀 약해진 듯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눈여겨 볼 점은 조폭 두목 캐릭터의 이중성이다. 매우 비열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악한의 이미지를 고수하던 예전 공공의 적과는 달리 정재영이 연기한 공공의 적 캐릭터는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매우 소심한 인간으로 그려지면서 보는 관객들에게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것은 바로 충무로의 이야기꾼인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이며, 그의 페르소나인 정재영이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시켜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편에 등장했던 맛깔스런 조연들이 이번에도 함께 하면서 6년 만에 귀환한 강철중을 반기고 있다.
물론 재미 면에서 〈공공의 적〉보다 못하고, 〈공공의 적 2〉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충무로의 파워맨인 강우석 감독과 장진 감독이 함께하는 〈공공의 적 1-1 강철중〉이 과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국 영화계를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될 수 있는지는 관객들의 몫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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