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장 한약재 도입’ 한의사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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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장 한약재 도입’ 한의사가 나서야
  • 승인 2008.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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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상승으로 업계가 알아서 하기는 무리

말로만 “필요”, 눈치만 볼 뿐 앞장서겠다는 곳은 전무
1000원짜리 비스킷도 낱 개 포장, 한약재는 가격 탓 만


600g이나 500g이 아닌 소포장 한약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래전에 나왔지만 한약제조업계의 움직임은 별로 없다.
최근 한의협 주도로 구성된 ‘한약재안전성확보 및 품질향상을 위한 T/F팀’ 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됐지만 막상 앞장서 소포장을 하려는 업체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영업사원보다 브랜드를 내걸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곳에서는 한의사협회에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거부하기도 어렵고해서 300g 단위로 포장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업체들이 이같이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포장지를 인쇄하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다가 호응이 부족할 경우 소포장 한약재는 애물단지로 바뀔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약재 관리를 하는 담당자가 불편해 하지 않을까가 고민”이라며 “일단은 돌아가는 추세를 보아가며 제조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고민거리로 떠오른 곰팡이문제는 포장 기술이 발전돼 있어 질소충진이나 진공포장이 아니더라도 소포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건조만 잘 돼 있으면 밀폐된 봉지 안에서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 개봉했을 때부터가 문제다. 여름철에 과자 봉지를 잠시 열어 놓아두면 금방 눅눅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봉투를 개봉하고 나면 질소충진이나 진공포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대안은 완전 건조와 소포장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포장비용은 크기와는 별 차이 없이 한 장당 300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간다고 보아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리고 가장 이상적인 단위는 80g으로 볼 수 있다. 한 제에 두냥이 들어가는 약재가 많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싼 약재는 포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문제가 적지만 싼 약재는 상황이 다르다.

곰팡이가 자주 발생돼 관리대상 품목으로 돼있는 결명자의 경우 중국산 싼 것은 600g에 1500원까지 거래된다. 이것을 100g으로 포장했을 경우 500원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값이 두배로 오르는 것이다. 4500원 대 도인이나, 6000원대 산조인이나 모두 마찬가지다. 가격부담 때문에 업체에서는 선뜻 소포장을 하겠다고 나서기가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80g 소포장은 일일이 사람 손으로 할 수 없고, 자동화 시설을 들여 놓아야 하기 때문에 업체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의사 단체도 확실히 팔아주겠다고 자신할 수 없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1000원짜리 비스킷도 내용물을 낱 개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인데 의약품이 원가부담을 이유로 포장을 600g 단위로 하고 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포장단위가 자율화돼 있는 상황에서 소포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의사들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아플라톡신 B1 규제 품목과 곧 추가될 것으로 보여지는 한약재부터라도 소포장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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