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내 대체의학 교육 보완방안 놓고 고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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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내 대체의학 교육 보완방안 놓고 고심 중
  • 승인 2008.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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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강화엔 공감 … 명칭, 교육범위, 과목 개설엔 이견

한의계는 대체의학이 곧 한의학이라는 인식에 따라 대체의학 교육의 필요성에 충분한 공감을 나타내고 있으나 체계적인 교육방안에 대해서는 이견만 분분할 뿐 일정한 합의가 부재한 상황이어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계는 대체의학의 특성상 한의학의 치료원리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오래 전부터 치료법을 한의학 범위 내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카이로프랙틱을 추나학으로 수용하는 데 성공을 거뒀다. 이밖에도 영양학, 뇌척주요법, 향기요법, 음악요법, 각종 수기요법 등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체의학 교육은 교육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교육내용이 산발적이고 때론 소모적이며, 일부에선 고비용으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양방적 논리가 걸러지지 않은 채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
뒤늦게나마 한의대는 일선 개원가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체의학 교육을 한의대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교육의 방법과 과목의 개설 등에 대해 학교마다, 교수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학기에 대구한의대에서 예과2학년을 대상으로 2학점짜리 보완대체의학 과목을 개설한 바 있었던 채한 교수(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는 “대체의학을 배울 필요는 있지만 이미 한의대에서 배우고 있으므로 따로 과목을 개설해 배울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완대체의학의 핵심인 침, 약, 뜸을 한의대에서 이미 다 배우고 있고, 상당부분이 한방재활의학에 포함돼 있어 따로 빼서 교육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교수 1인이 다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있는 30~40가지 보완대체요법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면 되므로 한 학기 한 학점만으로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채 교수는 교과과정에서 배우고 또 한의사직무에 포함됐느냐 여부가 중요하므로 과목을 신설하기보다 기존의 한의 관련 과목에 대체의학교육을 통합해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많은 한의대 교수들도 채한 교수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류재환 교수(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는 “대체의학이라 함은 한의학도, 양의학도 아닌 제도권밖에 있는 의학을 말한다”면서 “제도권밖에 있는 대체의학을 검증해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한의대의 대체의학 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았다. 대체의학이 한의학과 비슷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의대에서 연구한 사실이 거의 없고 대부분 양의계에서 주도했다는 자성 때문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는 “몇 년 전에 비해 대체의학의 수용을 거부하는 정서는 거의 없어졌다”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한의학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한의대에서 대체의학 교육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신현대 교수(경희대 한의대)는 대체의학을 전담하는 새로운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커리큘럼에 ‘자연의학’이란 이름으로 대체의학 교육을 해왔으나 학점 배정이 안됐다”면서 그 이유로 대체의학에 대한 기존 교실의 마인드 부족을 들었다. 신 교수는 “대학에서 배움으로써 개원가에서 임상을 할 수 있는 당위성이 생긴다”면서 “대학에서 학점을 배정하고 국시에 반영 등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대체의학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한의대에서도 교과과정에 반영하는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경희대 한의대가 교육과정연구위원회(위원장 조기호)를 발족시킨 것이다.
조기호 위원장은 “대체의학을 가르치는 것은 기본인데 명칭과 교육의 범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해 양방적인 용어를 한의학과 관련된 명칭으로 바꾸고, 250여 가지나 되는 대체의학의 종류를 좁히는 문제를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 위원장은 한의대에서 대체의학을 수용하는 방안으로 학부나 대학원에 과목을 독립적으로 개설하는 방안, 혹은 전공선택제로 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올 연말에 보고서 형태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대가 대체의학을 한의대 정규 교육과정으로 끌어들이려는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그간 한의학이다, 아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체의학이 한의학체계 내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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