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 교육 보완방안 놓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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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 교육 보완방안 놓고 고심
  • 승인 2008.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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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내 대체의학 교육 보완방안 놓고 고심 중
교육 강화엔 공감…명칭, 교육범위, 과목 개설에 이견

한의계는 대체의학이 곧 한의학이라는 인식에 따라 대체의학 교육의 필요성에 충분한 공감을 나타내고 있으나 체계적인 교육방안에 대해서는 이견만 분분할 뿐 일정한 합의가 부재한 상황이어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계는 자연의 치유능력을 조율하고 복원하는 치료법이라는 대체의학의 특성상 한의학의 치료원리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오래 전부터 치료법을 한의학 범위 내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인 결과 카이로프랙틱을 추나학으로 수용하는 데 성공을 거뒀다. 이밖에도 영양학, 뇌척주요법, 향기요법, 음악요법, 각종 수기요법 등을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것만 봐도 대체의학이 한의계로 깊숙이 유입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의계로 유입되는 대체의학
그러나 한의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체의학 교육은 교육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교육내용이 산발적이고 때론 소모적이며, 일부에선 고비용으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양방적 논리가 걸러지지 않은 채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해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물밀듯 쏟아지는 대체의학이 한의학적 잣대로 해석되지 않은 관계로 ‘대체의학은 한의학이다’, ‘대체의학은 한의학과 관계없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혼재돼 나타나는 실정이다.

뒤늦게나마 한의대는 일선 개원가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체의학 교육을 한의대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교육의 방법과 과목의 개설 등에 대해 학교마다, 교수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학기에 대구한의대학교에서 예과2학년을 대상으로 2학점짜리 보완대체의학 과목을 개설한 바 있었던 채한 교수(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는 “대체의학을 배울 필요는 있지만 이미 한의대에서 배우고 있으므로 따로 과목을 개설해 배울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완대체의학의 핵심인 침, 약, 뜸을 한의대에서 이미 다 배우고 있고, 상당부분이 한방재활의학에 포함돼 있어 따로 빼서 교육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교수 1인이 다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있는 30~40가지 보완대체요법을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면 되므로 한 학기 한 학점만으로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채 교수는 교과과정에서 배우고 또 한의사직무에 포함됐느냐 여부가 중요하므로 과목을 신설하기보다 기존의 한의 관련 과목에 대체의학교육을 통합해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많은 한의대 교수들도 채한 교수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류재환 교수(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학과장)는 “대체의학이라 함은 한의학도, 양의학도 아닌 제도권밖에 있는 의학을 말한다”면서 “제도권밖에 있는 대체의학을 검증해서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체의학교육과 관련해서도 류 교수는 “지금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 별도의 과목 개설이 필요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점점 커지는 대체의학 수용정서
반면 한의대의 대체의학 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았다. 대체의학이 한의학과 비슷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의대에서 연구한 사실이 거의 없고 대부분 양의계에서 주도했다는 자성 때문이다.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는 “몇 년 전에 비해 대체의학의 수용을 거부하는 정서는 거의 없어졌다”면서 “조속한 시일내에 한의학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한의대에서 대체의학 교육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신현대 교수(경희대 한의대)는 대체의학을 전담하는 새로운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커리큘럼에 ‘자연의학’이란 이름으로 대체의학 교육을 해왔으나 학점 배정이 안됐다”면서 “그 이유는 대체의학에 대한 기존의 교실은 마인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10여년전에 한의원에서 저주파가 문제가 됐던 사례를 들어 “대학에서 배움으로써 개원가에서 임상을 할 수 있는 당위성이 생긴다”면서 “대학에서 학점을 배정하고 국시에 반영 등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대체의학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한의대에서도 교과과정에 반영하는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경희대 한의대가 교육과정연구위원회(위원장 조기호)를 발족한 것이다. 조기호 위원장은 “대체의학을 가르치는 것은 기본인데 명칭과 교육의 범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의학이란 말이 양방적인 용어여서 한의학과 관련된 명칭으로 바꿀 필요가 있고, 250여 가지나 되는 대체의학의 종류를 좁히는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는 게 조기호 위원장의 복안이다.

경희대 한의대 검토 시작
조 위원장은 한의대에서 대체의학을 수용하는 방안으로 학부나 대학원에 과목을 독립적으로 개설하는 방안, 혹은 전공선택제로 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올 연말에 보고서 형태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희대 한의대가 대체의학을 어느 선까지 수용해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양의계는 기존의 부정적 입장에서 벗어나 보완대체의학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피드백과 동종요법․미술요법․기공 등을 활용하는 포천중문의대 차병원의 대체의학난치병센터, 동종요법과 미슬토요법 등을 활용하는 가천의대 길병원 통합의학클리닉, 바이오피드백․식이영양․운동요법․마음챙김 등을 활용하는 카톨릭대 강남성모병원 라이프스타일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2000년에 설립인가를 받은 포천중문의대는 대체의학대학원을 설립해 매년 20여명의 석사를 배출하고 있다. 과목은 공통과목, 전공필수과목, 선택과목 등 23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중 15개 과목이 ‘대체의학연구방법론’, ‘대체의학세미나’, ‘대체의학실습’ 등이다.

박사학위는 의대에서 이루어짐으로 인해 의학박사(대체의학박사) 형태로 수여되고 있다.

교수는 겸직교수 4명 등 총 16명의 전임교원과 50여명의 객원교수로 구성돼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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