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남 거창 약산약초교육원 전창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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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남 거창 약산약초교육원 전창선 원장
  • 승인 2008.03.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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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시행착오 줄이는 데 도움 주고파”

본지에 ‘살아있는 본초의 바다로’ 등을 연재해 한의계로부터 호응을 얻어왔던 전창선 원장(서울 튼튼마디한의원·사진)이 경남 거창 산자락에 교육원을 세우고 첫 번째 공부방의 문을 연다. 교육원을 만들어 한의사들과 함께하려는 그의 생각을 들어본다.

“여기서 밤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곧 쏟아져 내릴 것 같아요. 이곳에서 음양오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낮에는 살아 숨 쉬는 약초의 생명력을 느껴보는 것. 생각만 해도 너무 황홀하지 않아요?”
한의사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고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교육원이라면 어느 정도 한의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하는데 산간 오지에 설립했다는 건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눈치챈 듯 전 원장은 “교육원 뒷산에만 올라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약초들이 널려있어요. 처음에는 별장식으로 건물을 지어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여서 쉬는 장소로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더 많은 한의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교육원을 세우게 됐습니다”고 말한다.
교육원 마당에 100여 종의 약초를 심어 한의사들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전 원장은 한의사들이 한약재를 이론적으로만 공부하고,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을 가장 아쉽게 생각한다.
“산에서 자라고 있는 당귀의 지상부를 보고 ‘당귀’인지를 모르는 한의사도 있고, 더위지기와 사철쑥이 목본이고 초본이라는 것은 알아도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약이 자라는 과정을 직접 보고 오감을 통해 느끼면 자연스럽게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누가 강의를 하든지 관계없이 한의사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익힐 수 있는 장소인 것이죠.”

교육원이 왜 산에 있어야 하고, 한의사들이 왜 약초와 가까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대답이다.
교육원에서 첫 번째로 기획한 것은 약초와 우주변화의 원리, 그리고 상한론이다. 이 세가지 주제를 하나로 묶은 것은 우주변화의 원리 즉, 음양오행은 한의학을 철학적으로 설명하는 도구이고, 상한론은 질병을 치료하는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약재로 아무리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고 변증을 맞춰 처방했다고 해도, 원전에서 말하는 약재와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약재가 다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전 원장의 소신이다. 그래서 기원에 맞는 약재를 애써 찾아다니고 있는 대학 동기인 허담 원장(옴니허브 대표)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번 교육에서도 허담 원장이 여러 가지 한약재를 가져와 한의사들이 직접 만져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뛰어난 학문을 만난 덕에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한의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원 운영을 생각했습니다. 젊은 후배 한의사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각오는 다부진 힘이 실려 있다.

경남 거창 =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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