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도요법을 아시나요?②
상태바
침도요법을 아시나요?②
  • 승인 2008.03.21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이번 회에는 지난 연재에서 언급한 유착·반흔·연축·도색의 4大병리변화를 보충설명하고 무릎환자를 치료하는 예를 통해 ‘큰소리칠 수밖에 없는 침도의학’을 부각시키려 한다.

■ 우리는 임상에서 많은 수술흉터를 본다. 제왕절개 후 생긴 요실금, 허리디스크 수술 후 재발한 요통, 무릎 수술 후 굴신이 안되는 슬통…. 침도의사는 수술한 환자를 치료할 때 먼저 흉터치료에 주목한다. 수술흉터 자체가 거대한 유착·반흔·연축·도색이기 때문이다(癒着은 연재 1회를 참고).
일반적인 만성 연조직 손상에서도 항상 반흔(瘢痕)이 발생하는데, 인체의 수복능력을 초과한 손상이 있을 때 정상조직으로 복구되지 못한 조직이 반흔으로 남는 것이다.
지난 연재에 우둘투둘한 유착이라 표현한 것이 실제로는 반흔일 가능성이 높다. 수술흉터는 그 반흔이 피부까지 연결되어서 눈으로 볼 수 있고 그 범위가 매우 크다는 차이가 있다.

연축(攣縮)은 흉터주위 피부가 흉터중심으로 당겨지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근육이나 근막의 유착·반흔도 주변 조직을 잡아당기게 된다. 가자미근의 연축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가벼우면 쥐가 나는 정도에 그치나, 드물게는 석회화가 진행되어 일반침으로는 아예 자침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완전히 석회화되면 침도치료로도 어렵지만 석회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는 해볼 만하다. 둔부에 자침하다 침이 휘어져버리는 경험은 모든 한의사가 해보았을 것이다. 좌골신경의 손상원인 중 둔근주사가 가장 많은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이를 치료해 본 적이 있는가? 침도요법을 제외하고 일반침이 들어가지 못하는 주사성 대둔근연축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면 꼭 알려주기 바란다.
많은 수술후유증 환자는 그 흉터만 침도치료해도 증상의 반은 개선된다. 일반침으로는 자침하기도 힘들고, 작은 효과를 보이려 해도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침도치료는 흉터를 하나도 남기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흉터를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그래서 침도의사는 큰소리친다.
“침도치료는 대부분의 개방형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설사 치료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데 그래도 수술하시겠어요?”

■ 통증의 소실과 ROM(range of motion)의 개선을 목표로 침도치료했을 뿐인데 피부색택이 윤기있게 변하고 관절과 피부·근육의 부종이 소실되며 감각장애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침도의사는 이를 도색(堵塞)된 병리조직이 복구된 것으로 해석한다.
도색이란 유착·반흔·연축으로 인해 미시적인 범위에서 빈혈상태가 되고 신경전달이 장애를 받는 상태를 말한다. 거시적 신경·혈관 포착과는 좀 다른 개념이다. 그 근육을 충분하게 사용하고 있고, 신경학적 소견이 정상인데도 근육의 일부분이 푹 꺼진 것처럼 보이는 위축이 있을 때, 위축부위 근처의 도색된 병리조직을 소통시켜 살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막힌 곳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것이 침의 기본적인 효과인데 침도는 이처럼 그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 <증례> 43세 주부, 좌측 슬통 10년, 밤에 잘 때나 걸을 때 주로 슬안부위 통증호소, 굴곡 20cm 부족, 신전 10cm 부족, 슬관절 변형 50%(주관적인 표현-최대 변형을 100%라 할 때), X-ray상 관절간극 5mm, 슬개골 유동성 30%(주관적 표현-특히 상하 움직임 제한), 쪼그리는 자세 안됨, 양반자세 불편, 좌측 패트릭테스트 지면에서 20 cm, 기왕력 10년 전 2층에서 낙상, 10년 동안 치료받은 병원·한의원이 수십 곳이다.

(침도의학을 알기 전 : 원래 필자의 목소리는 크지만 무릎환자에게는 왠지 목소리가 작아진다)
“에... 이 무릎은 이미 뼈가 많이 변해 있고, 오래 됐고... 몇 달 정도 꾸준하게 침구치료를 받으세요. 한약과 병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풍시, 혈해, 양구, 슬안, 독비 등에 자침하였다. MPS를 배우고 나서 대퇴사두근이나 이두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으나 여전히 갈증이 있었다.

(침도의학을 알고 나서 : 목소리가 커진다. 큰소리 칠 때가 많다.)
“오래 됐고, 뼈도 많이 변해 있네요. 저에게 특수한 침이 있는데 4회 치료하면 주무실 때 아프지 않을 거고, 8회 치료하면 걷는데 큰 불편이 없을 겁니다. 꼭 치료 받으세요.” 세심하게 촉진해보니 유착·압통점이 10곳이다. 예상대로 내측지지인대, 내측반월판, 내측부인대, 대퇴근막장근, 슬하지방전의 손상 위주이다. 침도치료 8회로 압통·야간통·보행시 통증 소실됨. 굴곡 5cm 부족, 신전 2cm 부족, 슬개골유동성 60%, 쪼그리고 앉을 수 있음, 패트릭테스트 지면에서 5cm되는 상황에서 치료종료.

상기 임상예는 무릎환자를 침도치료할 때 흔하게 본다. 기능적인 문제에는 일반침이나 MPS도 일정한 효과가 있지만, 기질적인 문제가 많아지면 한계가 있다. 진단이 모호하므로 치료도 두루뭉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침도는 진단이 번잡하지 않고 단순명쾌할 뿐만 아니라 진단하는 점이 곧 치료점이며 1~2회 치료로도 그 진단이 유효했는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 왜 침도는 무릎관절염을 잘 치료하는가? 무릎관절염의 기본병인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무릎관졀염에서 특히 퇴행성골관절염에서 활막의 염증과 연골의 파괴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침도의학에서는 뼈를 먼저 논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의 기본형태나 안정성을 보장하는 인대·근건의 문제를 먼저 본다. 골질증식자체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골질증식이 발생하는가를 생각하는데, 한마디로 귀납하면 “역평형실조(力平衡失調)”가 기본병인이라 할 수 있다.
외상이나 과용(過用)으로 연조직의 손상이 발생하면 力平衡이 무너지고 관절의 안정성도 무너지는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 손상된 연조직이 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유착·반흔·연축·도색의 4大병리가 확대재생산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이를 단순하게 염증으로만 해석해서 진통소염제를 처방하는 것으로는 결코 그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

■ 침도시술을 하다보면 침도가 들어갈 때 아무런 저항감이 없이 푸석푸석한 느낌을 주는 환자가 많다. 문진해보면 예외 없이 진통소염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이다. 진통소염제는 만성동통질환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소화기관에 부작용이 생길 뿐만 아니라 피부·근육·인대·뼈가 약해진다. 진통소염제 장기복용환자나 둔부자침시 휘어지는 일반침을 볼 때마다 한국의 의료현실에 대해 통탄하게 된다.
이에 비해 우리 한의사들의 침구치료와 한약은 얼마나 떳떳한가? 장기치료할수록 국소의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근육에 힘을 생기게 하니까 큰소리 좀 치고 살자. 침도치료는 일반침에 비해 치료기간을 훨씬 단축시키면서 유착·반흔·연축·도색된 병리조직을 빨리 정상으로 회복시키므로 더욱 큰소리 칠 수 있다. <계속>

윤종기(전북 군산 시민한의원장, 원광대 한의대 졸)

대한침도학회 http://chimdo.o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