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67] 保産神訣
상태바
[고의서산책367] 保産神訣
  • 승인 2008.03.14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자연조화의 이치를 따라

전회에 얘기됐던 『疑獄集』은 원문의 전문을 확보하지 못해 수록 내용에 관한 사항을 미처 다 말하지 못했다. 사본이 입수되는 대로 다시 한번 기회를 갖기로 하자.
말이 나온 길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동아시아도서관에 소장되어있는 소위 아사미문고에 들어 있는 의서에 관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하자. 현재 조사된 바로는 『경험방』, 『경험신방』, 『두진정의록』, 『침구경험방』 등 8종인데 그 중 『방약합편』(목판본)과 『식물본초』(활자본)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모두 필사본이다.

우선 구해진 도판을 대충 살펴보니 특이점을 많이 찾긴 어려우나 『보산총론』이라고 되어 있는 이 책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내용을 담고 있다. 표제는 『保産神訣』(全)이라 되어 있으며, 不分卷 1책의 사본이다. 표지의 우측 상단에는 ‘附養幼方’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부록으로 유아양육법을 수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본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내용이 여기에 해당될 정도로 주요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먼저 첫머리에는 서문을 대신하여 ‘保産總論’이 실려 있는데, 자식을 생산하는 일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예나 지금이나 늘 있어온 일이지만 사람마다 어려운 일로만 여겨 스스로 쓸데없는 걱정을 앞세운다고 하였다.
이에 저자는 조섭하는 방법을 잘 익히면 누구나 순산할 수 있다고 말하며, 남편 되는 이가 평소에 집안에서 부녀자들에게 임신했을 때에 조섭하는 방법을 익숙하게 알고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難産七因’에서는 安逸, 奉養, 淫慾, 憂疑, 軟怯, 倉皇, 虛乏 등의 원인으로 난산하게 됨을 적시하였다. 또 ‘受胎保護’에서는 수태가 이루어진 이후에 금할 음식이라든가 주의사항이 적혀 있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폭노 즉 갑자기 분노를 일으키지 말 것을 경고하였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는 입에 상소리를 담지 말고 손에 회초리를 들지 말라고 했는데, 대개 분노의 감정은 기혈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태아를 키울 수 없으며, 이로 인하여 흔히 胎動의 병증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小産當愼’에서는 태아가 복중에서 손상되어 墮胎된 경우로 만월분만 즉, 大産에 견주어 오히려 중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여겨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다고 단언하였다. 이 때 반드시 일반적인 출산의 경우에 비하여 곱절의 기간을 할애하여 휴식을 취하고 補血生肌하고 生新血, 去瘀血하는 약을 먹여 조섭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세간의 낙태약은 해가 막대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臨産斟酌’에서는 임산에 이르러 출산의 전조와 맥법,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출산에 당해서의 주의할 점, 출산시의 각종 병증과 대처법 등이 소상하게 기재되어 있다. 아울러 ‘産後當知’에서는 출산 후에 산모와 초생아 모두가 주의해야 할 점과 마음가짐을 규정해 놓고 있다. 특히 산부는 크게 기뻐하지도, 크게 노하지도 말라고 전제하였다. 아마도 유즙과 관련해서 태아에게 나쁜 영향이 미칠까봐 저어한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후반부에서는 ‘保産良方論’, ‘胎前方論’ 등의 의론과 임산방, 임산위증 등의 내용이 이어진다. 특히, 보산방론에서는 “醫家가 처방을 낼 적에 먼저 調經하면 잉태하게 되고 잉태하고 나면 胎前으로 삼는 것이요, 10달이 꽉 차면 臨産이 된다. 이미 출산을 하고나면 산후가 되는 것이니 次第(4단계)에 따라 모두 처방이 따로 있으니 이것이 부인과의 대체라고 천명하였다.

내용 가운데 간혹 보이는 ‘柯集菴’은 명대 의가로 부인과에 뛰어났으며, 『保産機要』라는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 필사본은 柯의 책을 저본으로 삼아 편집한 후대 사본으로 여겨지는데, 아이 낳기 운동이라도 벌여할 정도로 인구가 줄어가는 우리 형편을 생각해선 매우 의미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