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母乳授乳) 지도해 보셨습니까(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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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母乳授乳) 지도해 보셨습니까(34)
  • 승인 2008.02.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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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모유수유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모유수유는 일반적으로 아기와 산모에게 영양학적, 면역학적 및 심리적으로 광범위한 혜택을 주어 생애를 거쳐 건강의 바탕이 된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모유수유율이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다른 분포를 가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회경제적 지위는 교육수준과 가구소득, 직업계층의 세 변수로 대리되는데, 각 대리변수들이 사회경제적 지위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면서 영유아의 식이에 관한 지식과 태도, 경험, 신념 등에 영향을 미치고, 여성이 다양한 수유방법을 선택하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WHO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모유수유율의 추이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추세의 단계를 분석해 연구했는데, 모유수유율이 높았던 전통기(traditional phase)와 감소되기 시작하는 전환기(transformation phase)를 거쳐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는 재도약기(resurgence phase)로 나누고 각 나라마다 다른 단계를 가지며, 이런 변화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이 선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래프 참조>

지금까지 우리나라 여성의 모유수유율이 점차 낮아지는 전환기(transformation phase)라고 여겨지고 있으나 1997년, 2000년, 2003년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완전모유수유율은 2000년 최저점을 기록한 후 2003년 다시 상승하는 재도약기(resurgence phase)적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경제활동 여성에서 교육수준이 높은 그룹들을 중심으로 모유수유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인 흐름상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여성들을 시작으로 점차 재도약기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단초로 볼 수 있다.
이런 추이는 1990년대부터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각종 캠페인, 광고 등의 모유수유 홍보정책의 결과로 보인다.

반면 직업을 가진 경제활동여성의 경우에는 고학력이거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모유수유기간이 짧은 전환기의 특징이 변함없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 모유수유 홍보정책으로는 경제활동여성들의 실질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상대적으로 직장의 제약으로 인해 모유수유율의 증가가 미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직업계층에 따른 여성의 모유수유율은 외국의 경우와 차이를 보이는데, 우리나라는 여성의 임금이 높고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비육체노동자가 육체노동자보다 오히려 모유수유율이 낮았다.

이는 직업계층이 낮은 육체노동자일수록 높은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와 모유수유를 선택하는 여성이 많을뿐더러, 강제적으로 퇴사를 당하는 계약직 여성이 아직도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여성들은 육아 이후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임금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육체노동직으로 또다시 복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육체노동여성의 높은 모유수유율은 곧 출산으로 인한 높은 해고·이직율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반면 여성의 직업계층이 높은 경우 상대적인 고임금과 높은 고용안정성으로 출산 후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는 적지만,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여성들조차도 일과 모유수유를 병행할 수 없는 직장내 환경으로 인해 모유수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즉 직장에 복귀하고도 육체노동군에 비해 높은 모유수유율을 보이는 선진국 여성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직업계층이 높은 비육체노동군 여성들조차도 직장내 친모유수유적인 환경의 미비로 중간에 수유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2003년 조사결과부터 교육수준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모유수유율의 역전경향이 드러나 우리나라도 모유수유의 재도약기로 들어서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모유수유율이 장기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주로 비경제활동군에서만 뚜렷하게 나타날 뿐, 경제활동군의 경우 오히려 교육, 소득, 직업계층이 낮은 여성에서 모유수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전환기의 특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직업자체가 우리나라 모유수유 추이의 재도약기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筆者 註> 이 원고는 필자가 2007년 8월에 발표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완전모유수유실천율의 추이 고찰- 1997년, 2000년, 2003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실태조사를 중심으로-”라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요약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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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breastfe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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