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65] 名醫經驗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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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65] 名醫經驗方
  • 승인 2008.02.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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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기록한 民間醫俗

일반에 잘 소개되어 있지 않은 한글본 경험방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四醫)경험방』과는 체제나 내용면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안타깝게도 이 책의 내용 가운데는 서문이나 발문 혹은 저자사항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에 간행경위나 저술시기를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본문 첫 장에 수록된 목록에 ‘孝橋新刊’이란 발행지 표기가 되어 있는 인장이 인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구한말 상업적으로 출판한 책인 것으로 여겨진다.

전체는 1책 27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界線을 치고 版心을 넣어 찍은 목판본이다. 겉표지에는 ‘經驗方, 行年法’이라는 두 가지 서명이 나란히 적혀 있다.
원서는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데, 해설에는 표제를 따라 ‘경험방’이라 서명을 달아 놓았고 조선 光武7년 즉 1903년에 간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국한문혼용’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각 장절의 소제목 정도만 한자로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순한글본으로 여겨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한편 규장각 소장본은 분류기호가 일사문고본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경성제국대학도서인’과 ‘方鍾鉉章’이라는 인기가 보여 대략 이 책의 유전경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 본문의 내용은 경험방에 앞서 ‘直星法, 行年法, 否塞法, 五行占法, 三灾法, 擲柶法, 鬼神病法, 六甲病占, 方位法, 三地法 등 주로 질병과 연관된 운수보기나 病占을 치는 방법이 실려 있다.
또 직성법에 앞서 표해식으로 정리된 ‘直星行年便覽’이 있어 조견표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다분히 祈福的인 내용이 담겨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새삼 여기서 당위성을 논할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여하튼 지나간 과거 역사시대의 민간의료 풍속의 한 단면으로써 바라볼 수 있다.

경험방편의 소제목은 ‘名醫經驗方’으로 되어 있는데, 크게 婦人門, 小兒門, 內景章, 蟲獸法, 瘡腫法, 姙娠飮食禁忌法으로 나뉘어져 있다.
부인문에는 胎動法, 難産法, 胎不産法, 産後痛法, 乳腫法, 乳道法, 산후소변불통법 등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에 이르는 부인과 질환 영역 중에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은 증상을 위주로 간편한 대처방법들을 모아 놓았다.
소아문에는 吐瀉法, 腹隺法, 甘疾法, 驚風法, 口病法, 風丹法, 疫疾法이 수재되어 있다.

내경장에는 중풍, 허로, 이질, 음허화동, 범방상한, 토혈, 하혈, 학질, 담천해수, 흉복통, 산증, 임질, 적병, 간질, 토질, 회충, 촌백충, 두통, 안질, 이농, 인후구병, 心莝下胞法 등에 관한 치료법이 실려 있는데, 소제항목은 대표질환일 뿐 실제 기재 내용은 훨씬 많은 항목이 간결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다.

충수법에는 狂狗, 毒蛇, 毒蟲, 蜈蚣 所傷法에 대해 실려 있다. 창종법에는 毒腫, 金瘡, 葛緣瘡, 背瘡, 內腫, 痰腫, 痰혹, 疔腫, 人中腫, 臀腫, 水泡瘡, 연주창, 음창, 柒瘡, 화창, 면종, 치질, 음질, 단독, 胎丹, 各色果菜制毒, 它專瘡, 牧丹瘡 등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또 맨 마지막에는 娠婦飮食禁忌法이 적혀 있는데, 찰밥에 닭고기를 먹으면 아이에게 촌백충이 생긴다고 했으며, 메기와 잉어를 계란과 같이 먹으면 아이에게 감질이 생긴다고 했다.

내용 가운데는 올바른 의학적인 처치라기보다는 속설에 가까운 것이 더러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1세기 전 정규 의료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당대 민간에서 통용되었던 대체의료법과 의료속신들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명칭 중에는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사장된 표현과 의학서에 기재된 명칭과 달리 민간의료 현장에서 통용되던 대용어들이 꽤 많이 열거되어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예컨대, 葛緣瘡은 칼연장에 상한 경우이고 복학을 腹隺, 담핵이 밖으로 내민 것을 담혹이라 한다 했는데 月과 或을 결합하여 造字해 사용한 것 등은 특징적인 면모라 하겠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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