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불 국제한의약시장 방치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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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불 국제한의약시장 방치하려나?
  • 승인 2008.02.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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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60% 점유 … 미국, EU도 바짝 추격
국가 지원 통한 한의학 지식·용어 차별화 시급

치료효과가 탁월한 한의학이 한양방간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진하는 사이 국제한의약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대책이 요구된다.
21세기 핵심기술인 BT는 IT와 더불어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BT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보건·의료·제약산업이 미래 핵심산업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제약산업 시장은 2005년 기준 약 78조원으로 세계시장의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세계 한의약 시장은 총시장규모 1500억 달러 중 중국이 6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로 전 세계 동양의학 시장은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그 뒤를 미국계, 유럽계가 맹렬히 뒤쫓아 가는 형국이다. 여기에 남미계, 유태계가 가세하고 있다. 한국은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법적,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갈수록 점유율과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이미 세계 한의약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 중국은 높은 지위에 만족하지 않고 2008년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한의약 시장의 패권적 지위를 굳히고자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은 중약재 수출 대국이지만 4천여 종에 이르는 중성약의 수출이 저조해 국제시장에서의 점유율이 3~5%에 불과하다고 판단, 중약을 의약품으로서 국제시장에 진입시키기는 데 부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EU가 회원국들에게 EU시장으로 약초 약품을 수출하는 제조업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만든 ‘전통 의약품 지도안’ 채택을 요구함에 따라 중국은 EU시장 내의 적합한 수입업체를 찾는 한편 EU의 GMP 인증서를 얻는 등 의약품으로서의 법적 지위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중의약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략목표와 정책방향 수립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에 따라 ‘중성약의 최고 소매가 공표에 대한 통지’, ‘국가 중약보호품목에 대한 공고’ 등 중약시장 발전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세계수준의 인프라 구축에도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제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는 기초연구의 강화, 산업규모의 확장, 중약의 브랜드 등록 권장, 국제시장의 개척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한방의료시장도 인구의 고령화 등 상병구조의 변화에 힘입어 1990년 한방의료보험 청구건수가 전체의 1.2%에 불과하던 것이 2004년에 8.2%로 6.8배 증가하고, 진료비도 같은 기간 45.5배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발전해 4조 5천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국가적 무관심으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정체 내지 축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의계는 그 원인의 하나로 정부의 유연성 부족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중국, 독일 등 외국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안 되는 중성약이나 호메오파시의약품에 대해 일단 다음을 기약하고 의약품으로 인정하는 등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데 비해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보건당국은 상품화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약침제제를 의약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세계 진출의 어려움을 겪는 반면 경쟁국은 국가로부터 전통약물의 효능을 인정받아 환자시술에 활용하고 있다. 강대인 대한약침학회장은 “독일에는 호메오파시 전통약물을 혈자리에 주입해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만 1만 5천여 명”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에서 근무했던 임병묵 씨(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는 한의학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의약제품의 수출과 한의사인력의 해외진출이 필요하고, 넓게는 한의학 지식과 용어의 보편적 사용이 긴요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차별화를 통해 한국한의학의 국제적 이미지와 위상을 시급히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국제 한의학 용어가 중국어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행히 이명박정부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 한의약 시장의 흐름을 감지하고 한방산업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내걸었다. 세계 한의약 시장의 점유율을 현재의 3%에서 10%(15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그러나 정부조직이 탄탄하게 정비되지 않아 공약이 이행될지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기존 조직마저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유기덕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정부조직의 확대강화가 공약이행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면서 “인수위원회 차원의 보건복지부 조직개편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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