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장(名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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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장(名狀)
  • 승인 2008.02.0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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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에서 의리로 하나 된 세 남자 이야기

모처럼만에 한국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흥행가도를 달리며 최대 성수기라 일컫는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 4편이 동시에 개봉됐다. 이 같은 한국영화의 물량 공세 틈 속에서 중국 영화 <명장>이 유독 눈에 띈다.

19세기 중엽, 청나라 조정은 부패하고, 백성들은 굶주리게 된다. 결국 백성들은 반란을 일으키고, 태평천국의 난이 발생한다. 14년 동안의 기나긴 내전 동안 전투와 굶주림으로 7천만 명의 사람들은 죽음을 맞게 된다. 기독교 사상을 모태하고 있는 농민 주축의 태평반란군과의 싸움에 패하고 홀로 살아남게 된 청나라 장군 방청운(이연걸)은 한 여인(서정뢰)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고 은신하게 된다.

그러다가 조정의 군량을 탈취하는 도적단 속에서 조이호(유덕화)와 강오양(금성무)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목숨을 구해주었던 여인이 조이호의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방청운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조이호에게 청나라 군대에 입대를 할 것을 권하게 되고, 그의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방청운, 조이호, 강오양 셋은 의형제를 맺으며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

<첨밀밀>이라는 영화로 가슴 한 구석을 아련하게 만들면서 멜로 영화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진가신 감독이 본래의 연출 스타일과 다르게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수없는 액션신을 보여준다는 것이 약간 의아했지만 우선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라는 탁월한 배우들이 함께 작업한 것만으로도 영화는 반쯤 먹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영화의 전체적인 무게감은 중후하다.

또한 CG와 와이어 액션이 전혀 없는 100% 리얼 액션에 15만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전투 장면은 기존 영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스케일 면에서 그 어떤 장면도 뒤따라 올 수 없는 웅장함과 실감나는 액션으로 인한 박진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아마 중국 블록버스터의 특징인 인해전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를 보기 전에 한 가지 알아야 되는 사실이 이 영화의 제목인 <명장>의 뜻이 이름난 장수[名將]가 아니라 이름이 적힌 문서[名狀]라는 것이다. 이는 영화 속 3명이 의형제를 맺는 의식에서 사용된 것으로 중국에서 개봉된 원제는 <투명장(投名狀)>이다. 물론 주인공 모두들 명장(名將)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만 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명장(名狀)이 더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영화 줄거리를 통해 이해하면서 본다면 재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신에 공을 들이다보니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캐릭터의 디테일한 묘사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명절마다 찾아오던 성룡의 밝은 액션 영화는 아니지만 비주얼적인 면에서 스케일이 크고 실감나는 액션이 있는 중국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중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장>이 과연 우리나라 설 연휴에서는 어떠한 흥행 성적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해진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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