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방 전면전 불리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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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전면전 불리할 것 없다”
  • 승인 2008.01.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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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대충’이 부른 전방위 폭격에 한의계 허탈

의료인이면 당연히 관심을 쏟아야 할 의료기술 이외에 한의학을 지켜내야 한다는 두 개의 짐을 가진 한의계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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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한·양방 상호보완을 통해 국민보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상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내부 속사정을 살펴보면 이와는 거리가 먼, 영업상 경쟁 상대자로 여겨져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방식도 상대를 무력화시켜 시장을 빼앗으려는 것인데도 한의계는 언제부터인지 이를 회피하기에 급급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양방의 공세에 대응할 힘이 약해졌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뿔뿔이 흩어져 있는 각 단위 조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심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제는 ‘싸워서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패배의식까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개원한의사협의회가 양방의원의 가장 큰 수입원인 ‘감기’를 들고 나왔을 때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일부에서는 “현대의료기기의 활용이 제한돼 있는 한의사가 감기 환자를 잘못 진단할 경우 증세가 악화돼 잘못하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공략 대상을 잘못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리고 이어 양의계가 ‘한약의 간독성’을 들고 나오자 “저들을 건드려 봐야 하나도 득이 될 것이 없다”는 풍조마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기는 결코 쉬운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치료약이 거의 없다시피 한 양방에 비해 한방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는 것은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다. 개원협은 홍보가 있은 후 평소보다 감기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차 감염에 대한 우려와 양방의 공세에 의해 감기홍보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쳤다.

한 관계자는 “한의계가 감기로 양방을 자극하지 않았다면 한약의 간독성 문제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양방은 짜여진 각본에 따라 한방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논의가 있을 때 한·양의계는 잠시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국면이 지나자 양의계는 곧 한의계 공세를 다시 시작했고 한의계는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2005년 한·양의계간 인터넷 홍보에 대한 고발전이 벌어졌을 당시 고발 건수가 3000건 대 1200건으로 양방의료기관이 더 많이 고발당했다. 대상자가 많기 때문에 양방은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약의 독성 문제가 제기됐을 때 양방은 한약에서 살충제에 심지어 마약성분인 코카인이 발견됐다고 언론에 터뜨렸다. 물론 물증은 제시하지 못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해당 한의사는 당연히 형사처벌을 받았어야 했고, 거짓 주장이라면 한의사에 대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와 유사한 일은 계속 됐다. TV 드라마에서의 ‘한약 간독성과 한약 폄하’, 국회에 뿌려진 ‘한의학 왜곡 출판물’ 모두 같은 맥락으로 볼 수도 있다.

한의계는 관리부실로 인한 한약재 오염문제만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고작해야 마황과 감초 수준이지만 이것도 공개적으로 논쟁이 붙으면 한의계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 반면 양의계는 이미 검증된 부작용 등 무수히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수십년 동안 환자에게 투약해 왔던 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쳤던 것도 다수여서 양약의 위험성을 알리기에 충분하다.

한의사들끼리 한의약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해 봐야 사회적 영향을 주기 힘들다. 따라서 이것을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이 상호 연관을 갖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한의사는 “한의계를 하나의 군대로 생각한다면 특공대 역할을 할 개원협, 포병 업무를 수행할 학회 그리고 보병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일선한의사들이 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이들 조직이 통일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령부 즉, 한의협 중앙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의학을 양의학에 흡수하려는 시도가 노골화 되고 있다. 그 첫 단계가 한의학과 한의사를 궁지에 몰아넣고 운신의 폭을 좁게 하려는 방식이다. 따라서 한의계는 소극적으로 방어만 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의학의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심판을 받겠다는 정공법으로 적극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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