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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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승인 2008.01.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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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있는 그녀들의 감동 실화

스포츠와 영화는 관객들을 긴장감에 빠지게 하다가도 벅찬 감동과 함께 즐거움을 준다는 부분에서 매우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 물론 Live로 하느냐, 녹화된 상태에서 보여주느냐의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몰입을 하게 하는 능력은 그 어떤 장르에서도 느끼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두 가지가 함께 조화를 이룬다면 어떨까? 바로 스포츠 영화라는 장르가 이를 입증시켜 주면서 지금까지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는데 대다수의 스포츠 영화는 주인공은 남성이며,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 종목을 다루면서 마침내 큰 성공을 거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스포츠 영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기존의 스포츠 영화들과는 달리 주인공은 여성들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이라는 종목을 다루며 결말에서는 실제 경기와 마찬가지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어떻게 보면 스포츠 영화가 갖는 대박 요건들을 하나도 갖추지 못한 영화이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이 큰 이유는 우리가 실제 있었던 경기를 기억하고 있고, 영화 속에 녹아있는 살아있는 삶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문소리)은 소속팀이 해체되자 핸드볼을 접고 생계를 위해 대형 마트에서 일하게 된다. 이때 일본 프로팀에서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던 혜경(김정은)은 위기에 처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대행으로 귀국하고,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자신의 오랜 동료이자 라이벌인 미숙을 비롯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노장 선수들을 하나 둘 불러 모은다. 하지만 신진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간의 불화가 생기게 되고, 이에 협회위원장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안승필(엄태웅)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 경기를 봤던 사람들은 4년이 지난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필자 역시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었는데 그 경기는 바로 항상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봤던 임순례 감독에 의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로 재탄생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그 때의 경기장면을 주로 보여주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어차피 스포츠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영화 역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나가면서 팍팍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희망을 얘기한다.

비록 정확하게 짜여진 틀 속에서 약간 신파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고, 세련된 젊은 감각의 영상이 아니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뚝심있는 아줌마들의 모습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한 여배우들 덕택에 이 영화는 더욱 더 찐한 감동으로 다가가고 있다. 2008년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다. 매번 되풀이되는 말이긴 하지만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큰 찬사를 보내며, 우리 모두 올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모두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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