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두 얼굴의 여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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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두 얼굴의 여친
  • 승인 2007.12.0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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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과 멜로를 오가는 귀여운 연인들

최근 들어서 국내외의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다중인격자’를 다루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다중인격자’는 한 사람 안에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사람의 인격을 갖고 생활하는 이상심리의 한 형태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예시가 자주 다뤄지지도 않았고, 다뤄진다고 해도 단순히 정신병자 정도로만 나타났지만 이러한 케이스의 사람들이 조금씩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독특한 삶의 모습이 좀 더 색다른 소재를 찾아야만 했던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다중인격자’가 ‘다중이’라는 코미디의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했고, 공포영화의 반전 요소로 사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면서 매우 친근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 <두 얼굴의 여친> 역시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다중인격자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로 이러한 류의 내용을 다뤘던 영화들이 주로 스릴러나 공포 같은 장르였던 것과는 달리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로 그리면서 주인공이 왜 다중인격이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자 친구도 없고, 돈도 없는 구창(봉태규)은 배가 고파 바닥에 떨어진 지갑에서 3천원을 꺼내 밥을 사먹다가 지갑 주인인 아니(정려원)에게 들켜버린다. 그날부터 아니는 계속 구창 앞에 나타나 엉뚱한 행동을 일삼게 되지만 태어나서 연애 한번 못해본 구창은 자꾸만 마음이 간다.
그러다가 구창은 생애 첫 키스를 하려는 순간 아니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니의 몸 속에 있는 또 다른 인격인 하니는 괴팍한 성격을 가진 인격체로 구창을 제압하게 된다. 구창은 아니와 하니라는 두 인격체를 번갈아 만나게 되고, 그로인해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방과후 옥상>을 통해 참신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이석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두 얼굴의 여친>은 슬픈 기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해 다중인격체가 된 아니를 통해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정려원의 영화 데뷔작으로 무난한 연기를 선보였고, 얼마 전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 전체 구성과 이야기의 중심점을 잃어버리고 코미디와 멜로 장르 사이의 간극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반부터 점차 힘이 떨어지면서 관객들의 집중력을 흐려 놓는다.

그로인해 다중인격자는 단순히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 정도로만 비춰지면서 이야기 속에 캐릭터가 녹아들어갈 수 있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놓치는 오류를 보여준다. 또한 첫 부분부터 웃음을 주기 위해 약간 유치한 장면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30대 이상의 관객들에게는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겨울에 옆구리가 허전한 관객들이나 온 가족이 모여서 한 번 웃고 싶을 때 본다면 소기의 목적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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