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븐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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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븐데이즈
  • 승인 2007.11.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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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쉴 틈 없이 진행되는 한국형 스릴러

2007년 한국 영화계는 <화려한 휴가>와 <디 워>를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친 채 종영되는 비운을 겪거나 작년에 제작되었다가 개봉일을 잡지 못했던 영화들이 마치 무더기로 떨이 처리 되듯이 개봉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관객들 또한 이러한 영화들을 외면하면서 한국 영화계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들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작년부터 조금씩 불어오기 시작했던 일명 ‘미드’와 ‘일드’ 열풍에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대들이 빠져들면서 이러한 현상이 초래된 것이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돌 정도로 영화 관객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즌 브레이크’, ‘CSI 과학 수사대’ 등과 같은 ‘미드’들은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편집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전의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보여줬던 허술함을 없애버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드’와 ‘일드’ 같은 영화를 만드는 길 밖에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변호사인 지연(김윤진)은 뛰어난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하나뿐인 딸에게는 빵점짜리 엄마이다. 그러나 모처럼 엄마 노릇을 하기 위해 지연은 딸의 운동회에 참가하게 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딸을 납치당한다. 그리고 전화 한 통이 걸려오고, 아이를 살리려면 7일 내에 살인범을 빼내야 한다는 요구를 한다. 그래서 지연은 오로지 딸을 구하기 위해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동안 살인범을 석방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아마 <세븐데이즈>를 만든 감독은 ‘미드’를 의식한 것인지 이 영화의 속도는 커트 수가 3,900개에 이를 정도로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부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스피드와 긴장감을 잘 부여하고 있다. 또한 인기 있는 ‘미드’인 <로스트>에 출연하여 한국 배우의 위상을 높인 김윤진의 연기와 형사 역할을 맡은 박희순의 연기는 빠르게 질주하는 영화 속에 또 다른 힘을 부여하면서 <세븐데이즈>를 독특한 스릴러 영화로 변모시키는데 일조를 한다. 하지만 숨 쉴 틈 없이 질주하는 스피드는 영화 뒷부분으로 가면서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하고, 스릴러 영화의 고질병인 반전의 강박관념 속에 빠져 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여하튼 <목요일의 아이>로부터 시작한 <세븐데이즈>는 그동안 감독과 배우가 다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미국에 높은 가격으로 리메이크 판권이 팔리는 등 침체기에 빠져있는 한국 영화계를 구해줄 새로운 영화로 기대 받고 있다.
<가발>, <구타유발자들>을 연출했던 원신연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세븐데이즈>는 ‘미드’처럼 속도감이 있지만 ‘모성(母性)이라는 한국적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한국형 스릴러 영화로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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