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는 생물요법(3·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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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하는 생물요법(3·끝)
  • 승인 2007.11.0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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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물요법의 효용성 및 임상활용 - 난치성 질환의 희망, 생물요법

생물요법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치료도구로 활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최근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생물요법은 봉침요법, 거머리요법, 구더기요법이다. 현재 봉침요법은 임상적 활용도가 매우 뛰어나 (봉)약침요법으로 굳건한 자리매김을 한 상황이고, 봉독을 추출하여 봉독의 양을 정확하게 컨트롤하여 시술하는 것으로까지 발전을 했다.

거머리요법도 임상활용에 있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거머리가 피부를 물면 침샘으로부터 히루딘이 분비된다. 거머리 침샘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생리활성 물질인 히루딘은 1986년 유전자가 클로닝 된 이후 인공적 합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합성된 히루딘은 자연상태의 히루딘에 비해 활성도가 10분의 1 정도로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구더기요법 또한 유충에서 구더기로 자라나는 과정동안에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면서 분비되는 항생물질이 직접적인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살아있는 구더기 유충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살아있는 거머리를 직접 물려야 하고, 구더기유충을 상처에 심어야 하는 치료법은 봉침요법에서 벌의 독을 추출하여 봉독의 주입량을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과는 약간 다르다고 볼 수 있으나, 자연의 신약을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수고로운’ 과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거머리요법에서 사용되는 거머리는 미식약청(FDA)으로부터 의료기구로 승인된 의료용 거머리(Hirudo medicinalis)를 이용하여 신체의 국소부위를 물려 피를 빨게 하는 과정을 통하여 치료효과를 얻고자 하는 의료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특정부위에 의료용 거머리를 물리게 되면 거머리의 침샘으로부터 히루딘 등의 생리활성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미세혈관재생 및 혈액순환촉진, 신생조직의 재생, 소염진통, 가려움증 억제, 항진된 국소 면역반응의 억제, 부종의 경감, 혈관충혈 개선효과 등이 나타나게 된다.

과거 중세유럽이나 중국, 한국의 전통적인 거머리요법에서는 단지 ‘사혈(瀉血)’ 자체의 효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물리적인 사혈과 더불어 히루딘 등의 생리활성물질에 의한 생화학적인 효과가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거머리요법의 시행시간은 평균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 중 대부분은 거머리가 물고 있는 시간으로 6개월 이상 굶주린 거머리가 피를 빨아 배불리 먹으면 저절로 떨어지는데, 피를 빠는 시점으로부터 대략 30분~1시간 소요된다. 거머리요법은 평균 1~2주에 1회 시술하고, 총 6회 정도 시술하면 대략적인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적용되는 마릿수는 환자의 컨디션 및 병소의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거머리요법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는데, 혈우병 등의 혈액 응고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금기가 되며, 와파린·헤파린 등의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도 금기이다.
중요한 것은 한번 사용한 거머리는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시 물리려고 해도 배가 부르면 수개월동안 다시 피를 빨지 않기 때문에 물릴 수도 없고, 자체적으로 수족관에 보관한다 할지라도 감염의 우려가 있어 재사용은 절대로 금물이다. 그러나 철저하게 관리되는 의료용 거머리 시술함에 들어있어 감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임상에서 거머리요법을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은 의외로 많다. 수지접합술이나 피부조직 이식 후에 괴사를 방지하기 위해 거머리요법을 활용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임상활용도가 높은 질환은 바로 혈관염성 궤양과 버거씨병이다. 거머리요법은 이들 질환의 현대의학의 치료적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기타 당뇨병성 궤양, 하지정맥류에 합병된 궤양, 욕창, 화폐상 습진, 피부종기, 농포성 여드름, 국소부위의 건선 및 아토피피부염, 피멍과 부종이 심한 염좌 및 타박손상, 류마티스 관절염 및 골관절염, 만성두통(편두통)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구더기요법이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은 자체적으로 항생물질을 만들어 내거나 감염의 산성도를 변화시켜 상처를 소독, 회복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지어 구더기의 분비물에서 건강한 조직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성장촉진물질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구더기는 정상조직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더기요법은 생후 3일된 약 2mm 길이의 살아있는 무균 유충(Lucilia sericata)을 상처부위에 협착시킨 후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덮개를 해 놓으면 구더기로 자라나는 동안에 죽은 조직을 먹이로 상처를 청소하고 새살을 돋게 한다. 1~3일 후면 구더기로 성숙해지는데 이때 제거하면 된다.

이러한 과정을 상처의 경중에 따라 반복적으로 시행한다. 구더기요법은 욕창 및 항생제에 내성을 띠는 아물지 않는 상처를 치료하는데 더 이상의 대안이 없는 치료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지만 궤양이나 상처를 치료하는데, 적응증인 경우라면 구더기요법과 거머리요법을 동시에 적용했을 경우 훨씬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거머리요법이나 구더기요법 이외에도 다양한 생물요법이 연구·개발되어질 것이다. 달팽이나 개구리의 끈적이는 피부로부터 회수한 뮤신을 활용한 난치성 피부질환의 치료, 기생충을 이용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치료, 감기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력의 강화요법 등이 연구 중에 있다. 절실하면 이루어지고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앞으로 다양한 생물요법이 난치성 질환의 치료적 한계를 극복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끝>

韓東河(한동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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