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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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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첫사랑의 느낌

얼마 전, 늦깎이 학생이신 엄마의 중간고사 과제인 영화감상문을 워드로 쳐드린 적이 있다. 그러면서 엄마가 처음으로 본 영화는 무엇인지, 영화 보느라 발생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무엇인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엄마는 태어나서 처음 써보신다는 영화감상문을 통해 자신의 추억을 돌아보고 있었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단순히 영화만을 보지 않고, 누구와 함께 봤는지, 영화를 보고 나서 무엇을 했는지 등을 함께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첫사랑의 사람과 함께 봤던 영화가 있다면 세월이 흐른 다음에 우연히 그것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영화의 내용보다는 첫사랑의 아련한 느낌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사람들에게 꿈과 추억을 전해주기도 하고, 반대로 꿈과 추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스타일리시한 영화감독인 이명세 감독이 2년 만에 이라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다. 특히 <형사-Duelist>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톱스타 강동원과 함께 한 작품으로 불황에 허덕이는 2007년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으로 불릴 정도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이력과 외모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천재 베스트셀러 소설가 한민우(강동원)는 부유하고 매력적인 약혼녀 은혜(공효진)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집필을 시작한 소설은 잘 풀리지 않고 잦은 불면에 시달리면서 어느 날부터인가 누군가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마치 꿈을 꾸듯 이끌려 루팡바라는 술집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보라색 옷을 입은 미미(이연희)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이명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는 이미지의 언어’라고 정의를 내리면서 할리우드 영화들 때문에 이미지가 내러티브에 가려지기 시작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비주얼이 매우 강한 형식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으며, 그로인해 기존 영화에서 볼 수없는 다양한 영상기법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만날 수 있다는 재미를 준다. 그러나 이야기 중심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매우 불편한 영화가 될 수도 있어 이번 작품인 역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이라는 영화 제목은 다양한 의미를 띄고 있다. 주인공 민우의 M일 수도 있고, ‘몽환’이라는 의미의 M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하튼 영화는 민우의 첫사랑에 대한 감정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비주얼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관객들 역시 한 편의 꿈을 꾼 듯한 나른함을 안겨주면서 첫사랑의 오묘한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또는 영화 보다가 진짜 잠에 꿈을 꿀 수도 있을 것이다. 강동원의 연기 변신이 눈에 뜨이는 영화지만 미리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고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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