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풀무원의 지혜가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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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풀무원의 지혜가 필요한 때
  • 승인 2007.08.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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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산 한약재 방송을 보고 -

22일 막 출근을 하고 한약재에 대한 내용이 방송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TV를 켰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중국산 한약재, 중금속 주의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방송이 시작돼 “아이고 또 터 졌구나”하고 생각하며 시선을 집중했다. 그런데 내용은 제목을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다.

재래시장에 식품용으로 나온 한약재를 보여주고 중국산 한약재의 중금속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두 달 전 있었던 ‘안궁우황환’ 사건의 피해자를 인터뷰하며 ‘유통 중인 한약재는 대부분 중국산’, ‘중국산은 중금속’이라는 등식을 맞춰 나가는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얼마 전 모 시민단체가 발표했던 한약재 중금속 검출 내용을 덧붙였다.

한 한의사가 AKOM을 통해 “중국산 한약재 이야기 하더니 안궁우황환 나오고, 주제도 엉망이고 취재 내용도 우왕좌왕. 초점이 점점 산으로 가더라고요”라고 한 말은 방송에 대한 정확한 평가였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일반인의 호기심을 끌기에는 충분했고, 한약 불신에 보탬이 됐을 것이다.

‘안궁우황환’은 불법으로 제조한 한약제제를 비전문가인 약사가 진단도 없이 투약한 것이 관건이지 ‘주사’ 등 광물성 약재가 문제의 초점은 아니었다. 또 광물성 약재가 문제의 중금속은 아니다. 시민단체가 중금속에 오염됐다고 발표한 백출·창출·홍화도 허용기준치를 놓고 관련기관이 재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다. TV에서 보여 줬던 길거리 한약재는 원료의약품이 아니라 식품이라는 점에서 한의사들은 억울할 따름이다. 오히려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국민들 중 얼마가 시장이나 탕제원에서 쓰는 당귀와 한의원에서 쓰는 당귀가 다르다고 이해할 것인가. 오염 파동이 나도 내가 아는 한의원 한약은 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용도가 식품이든 한약재든 국민들은 몸의 기능을 개선시켜줄 수 있는 ‘약’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유통 중인 제품 모두 안전성 기준에 100%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안은 소비자의 믿음에 기대를 거는 것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청정식품의 선두 주자격인 풀무원은 중국 길림성에서 콩을 계약 재배해 국내로 들어와 두부 등을 제조한다. 소비자들에게 중국에서 재배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양질의 제품이 안전하게 생산되고 있는 것을 알리기 위해 2004년부터 주부 체험단을 구성해 확인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길러진 콩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문제를 삼는 주부는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한의계에 필요한 것은 풀무원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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