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8주년 기념 특집기획] 한의학과 옴니허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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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8주년 기념 특집기획] 한의학과 옴니허브(1)
  • 승인 2007.07.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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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걸음, 묵묵히 원칙 지켜 나가기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한약재는 10년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고 말한다. 정부의 의지도 있었지만 한의계 내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가운데 옴니허브(대표 허담)가 있었다. 지금은 차별화된 양질의 한약재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들 업체들은 “아직 험난한 길이지만 옴니허브 허담 원장 덕에 우리는 조금 편히 가고 있다”고 말한다. <편집자 주>

1. 옴니허브의 탄생과 성장

■ 본초의 원형을 찾아 수만리

1986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어윤형(서울 한밝한의원), 전창선(서울 약산한의원), 허담(대구 태을양생한의원) 원장은 1995년 6월부터 월·화·수 3일만 진료하고 나머지 날은 약초를 찾아 국내는 물론 각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 보고 싶은 살아있는 약재를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산지와 시골 장에 조금 나와 있는 마음에 드는 약재를 구해 임상에 활용해 가며 유통 중인 한약재와의 차별성을 경험하게 된다. 가끔가다 구해지고, 농민에게 부탁해 재배된 한약재를 나누어 사용하던 것이 점점 규모가 커져버린 것이다.

■ 좋은 약 같이 쓰자는 것이 ‘사업’으로

몇몇이서만 괜찮은 약재를 구해 쓸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약재를 다른 한의사들도 알 수 있도록 해 보자는 데 의견일치를 보고 처음 택한 것은 갈근이었다. 당시 갈근 중 일부는 일본에서 엑기스를 뺀 것이 국내 한의계로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그리고 약재로 사용하기 위해 캔 것 이외에 사방공사 중 뽑힌 갈근도 한의원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세 명의 한의사는 1998년 2월 한의학의 원리상 갈근은 겨울에 캐야 약성이 발휘된다는 점과 이러한 약재를 구했다며 본지에 “겨울 칡 같이 씁시다”라는 원고를 투고했다. 이후 자신들이 산지를 돌아다니며 경험 했던 정보를 쏟아 냈다. 백출, 석창포, 지황, 천문동 등.

당시 한의계의 반응은 뜻밖이었다고 말한다. 준비한 갈근은 얼마가지 않아 바닥이 났고 주변 한의사들의 고맙다는 말과 격려가 이어졌다. 이후에 조금씩 마련한 약재도 연속해 좋은 호응을 얻었다.
문제 있는 약재를 알리고 좋은 약을 같이 써보자는 의도가 사업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약재를 가져간 한의원에 영수증을 발급해주어야 하기 때문에도 업체가 필요했지만 약재를 보고 좋아하는 동료들을 볼 때 이 일은 계속돼야 된다는 사명감이 생겼던 것이다.
그래서 옴니허브의 전신인 동서약업사를 설립하고, 이어 한약재를 직접 제조할 동우당제약을 만들었다.

■ ‘반품 결정’이 신뢰 심어줘

옴니허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한의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격이 비싸기는 했지만 산물에 대한 한의계의 호응은 계속 올라갔다. 한참 산물을 작업하고 하고 있던 어느 날 10개 중 2~3개 껍질에 군청색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알아본 결과 제주에서 농민들이 건조작업을 하면서 바닥에 군청색 천막(호로)을 놓고 산물을 말려 이물질이 뭍은 것이었다. 화학과 교수에게 실험을 의뢰해 알아본 결과 독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세 명은 고민 끝에 전부 환불해 주기로 결론을 내렸다. 한사람 당 수 천만원씩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지만 원칙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물을 구입해간 전 한의원에 안내 팩스를 보내고, 전화를 했다. 그런데 단 한건의 반품도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더 열심히 해달라는 격려의 말 뿐이었다. 한의사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이러한 원칙이 옴니허브의 오늘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뒤에는 부담도 함께 커지기 마련이었다. 결국 2년여 만에 어윤형·전창선 두 명은 본업인 진료에 매진하고, 옴니허브는 허담 원장 혼자 남아 이끌게 된다.

옴니허브는 이윤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의사가 대표로 있고 원칙을 세우고 고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주요 약재를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옴니허브가 상업적인 목적만이 아니라 본초의 원형을 찾아내고, 한의사들과 같이 호흡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전창선 원장은 허담 대표를 황소에 비유한다.
“뛰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천천히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이 길은 급하게 가려고 해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계속>

대구·영천 =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 옴니허브·동우당제약 ◆

옴니허브(전 동서약업사. 1998년 설립)
동우당제약(2002년 설립)

▲주소 : 경북 영천시 임고면 효리 1041-11
▲사업 내역 : 한약 생산 도매 및 기타가공식품 제조판매. 사료첨가제 제조판매.
▲직원 : △국내 - 45명(제조, 관리, 검사, 디자인 등) △중국 - 10명(산지관리 및 수집. 옴니 상해연구소 2명)
▲기타 : △국내 - 정선(당귀), 문경(오미자), 제천(황기), 거창(소엽), 청약(구기자) 등 30여 지역과 계약재배 시행 중. △중국 - 사천성(후박, 황련), 신강(육종용, 쇄양), 광서성(용안육), 동북 용정(길경, 용담초) 등 한약재 주요 생산지역과 연계 한약재 생산 지도 및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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