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60話] 김병운 유성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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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나의 삶60話] 김병운 유성당한의원장
  • 승인 2007.06.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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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간질환치료의 발전적 토대 마련

고교교사였던 형의 권유로 한의학에 입문해 올해로 한의계 종사 40년을 맞은 김병운 원장(69)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한의학을 한 것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며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 평생 잊지 못할 스승 雲溪

김 원장이 한의대(동양의대)에 입학한 1962년은 군사정권시대로 정치적으로 어지럽던 시절이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의료법이 개정돼 학교를 졸업해도 한의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학생운동까지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평생에 가장 흠모하는 운계 김정제 선생(88년 작고, 경희대 초대학장 역임)을 만나게 된 것도 그 즈음이다.
때마침 1963년 서울에서 환자가 가장 많기로 소문난 운계 선생이 대한한의사협회장으로 추대됐다.

학생대표로 활동했던 김 원장은 운계 선생에게 도움을 청했고, 다행히 1964년 동양의대가 경희대와 합병하면서 한의과도 6년제로 편입돼 한의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한의과는 4년 과정을 마친 상태여서 동기생들과 의견을 모아 남은 2년 동안 개원가에 있는 선배한의사들을 초청해 임상강의를 듣기로 했다.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운계 선생도 강의에 참여하게 됐다. 김 원장은 그 자신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운계 선생의 동의보감 암송강의에 감복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운계선생은 현대 한국 한의학의 정통성을 확립한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1974년 지은 진료요감은 360년만에 동의보감을 현대에 맞게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 도움이 되는 처방 중 가장 효과 있는 136개의 처방을 창방해 제시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운계 선생은 나의 한의학 일생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고, 지금 시점에서 한의학계가 운계선생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생간건비탕’ 개발

1968년 대학 졸업 후 7년 간 개원의로 활동하던 김 원장은 1975년 6월 경희대 한의대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간장질환의 한방치료연구를 위해 국내 유명교수들이 쓴 간질환 관련 논문들을 모두 섭렵했고, 급성간염을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찾기 위해 연구에 몰두했다.
그러던 중 황달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만 쓰던 인진을 황달증상이 없던 급성간염 환자에게 처방해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내 간장질환에 효능이 있는 ‘생간건비탕’을 개발했다.

1978년 10월 경희대가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인진이 들어간 약이 급성 B형간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 이것이 ‘한약으로 간장병 고친다’는 내용으로 주요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전국의 많은 환자들이 경희의료원에 몰려들었다.
그는 “간장질환약을 개발하면서 한약도 쓰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 제4회 류의태·허준상 수상

그는 1980년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간계내과 과장으로 취임하면서 더욱 활발한 학술활동과 임상연구를 이어가 1982년 9월 동서의학학술대회에서 생간건비탕을 이용해 만성간염을 치료한 3136례의 임상분석결과를 발표, 만성 B형 간염 치료의 기반을 확립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1985년 ‘급만성 간질환에 대한 P-500의 임상적 효과에 관한 연구’로 제1회 고황의학상 동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한방간질환 치료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주요 대표저서로는 간계내과학 관련 문헌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간장질환에 대한 한방치료효과를 다각적으로 검토한 결과를 집대성한 ‘동의간계내과학’(1978년)을 출간해 전국 한의과대 간계내과학의 교과서로 사용됐고, 1989년 ‘간계내과학’을 출간하는 등 간계내과학 관련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1991년에는 그의 수련의 제자들이 1976년부터 1991년까지 김 원장이 쓴 논문 70여편을 모아 정리한 기념논문집을 헌정했다.

김 원장은 그밖에도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장과 한의대 학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한방병원 행정제도 개선과 발전에 기여하고, 임상 한의학의 교육혁신과 해외 유수대학과의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공적들로 올해 5월 4일에는 산청한방약초축제위원회로부터 제4회 류의태·허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한의계가 반드시 해결할 과제

김 원장은 지금 사용되고 있는 한방건강보험약을 반드시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약은 가장 효과적이어야 하고, 가장 경제적이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한의사가 신뢰받고, 한의학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 ‘정확한 진단 완전한 치료’가 진료목표인 김 원장은 국민건강을 위해 의료기사법이 개정돼서 한의사도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를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최근 한의원 광고가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신문·잡지에 실리는 광고보다 연구성과물이 더 많이 나와서 언론에 보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아들 재용(33) 씨가 같은 한의원에서 의업을 잇고 있어 흐뭇하다는 김 원장은 지금도 의료업을 할 수 있고, 가족이 모두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모두가 한의학의 덕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이면 스승인 운계선생이 작고한지 20주기가 돼 대학별로 다니면서 운계선생 20주기 기념 강연을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진료요감의 보급확산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요즘 골프재미에 푹 빠져 있는 김 원장은 매주 2~3차례 부인과 함께 건강관리 겸 필드에 나선다고 했다.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leona01@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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