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말한다] 周易四箋 口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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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말한다] 周易四箋 口訣
  • 승인 2007.06.2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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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주역사전(周易四箋)에는 다산 정약용의 핵심 사상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동양 고전이라 하면 흔히 사서삼경을 드는데 이중에서 주역(周易)을 으뜸으로 여겼지요. 공자님께서도 주역을 읽어서 주역책의 가죽 끈이 세 번 이나 끊어졌다지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면 우리나라에는 다산 정약용이라는 뛰어난 천재가 있었지요. 다산의 학문은 두루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으나 그 학문의 뛰어남은 오히려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의 부산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다산선생에게는 18년 동안 강진에서의 유배생활이 자신의 학문을 차분히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술 중에서도 1표(경세유표) 2서(목민심서, 흠흠신서)가 가장 유명하지요. 그러나 다산 선생 자신은 “여유당 전서”에서 스스로 학문의 정수를 1표 2서에 두지 않고 오히려 주역사전과 상례사전에 두었지요. 그리고 500년 후에나 자신의 학문에 대한 후학들의 질정을 기다린다는 생각에서 호를 사암(俟庵)이라고 지었지요. 21세기에 이른 지금의 우리들에게 상례사전의 시대적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것을 생각한다면, 주역사전 이야말로 다산 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자와 지식인들이 쉽게 주역을 읽어보고 싶어 하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함은 주역의 한문이 너무 어렵기도 하고, 주역의 체계가 워낙 복잡한 탓이기도 하답니다. 다산은 이런 것을 간파하여 5년간에 걸쳐, 후학들이 길을 잃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주역을 이해 할 수 있도록 4가지 방법(四箋)과 3역(三易)으로 정리하였지요. 4전이란 퇴이(推移), 물상(物象), 호체(互體)와 효변(爻變)이고, 3역이란 교역(交易), 변역(變易), 번역(反易) 입니다. 이와 같이 4전과 3역의 간단한 원리로서 중국의 역대학자들도 해결하지 못했던 64괘를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주역사전에 접근하는 것은 200여년 전 사람들이 어렵게 여긴 만큼이나 어렵지요. 함재 선생께서는 30여년 이상을 다산주역연구에 몰두하여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들의 눈앞에 있는 주역사전 함재 구결본(周易四箋 涵齋口訣本)입니다. 함재 선생은 “~하니라, ~하니, ~컨대” 등의 현토와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 풀이하여 후학들이 주역사전을 공부하는데 길라잡이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주역을 이해하면 응용할 수 있는 영역이 아주 많습니다. 그 한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지요. 오운 육기와 더불어 우리의 오장 육부가 조화로운 균형상태를 수화기제(水火旣濟)라고 한다면, 수승화강(水升火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우리 몸이 병에 걸린 상태, 즉 불균형 상태이자 어그러진 상태를 화수미제(火水未濟) 라고 할 수 있겠지요.

훌륭한 삶의 지침서인 주역을 이해하고 아울러 한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역사전구결을 권합니다. 이 책을 열심히 궁구하다 보면 한문에 대한 문리(文理)가 저절로 터지게 되고 직독직해(直讀直解)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은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보너스가 될 것입니다. <값 35,000원>

손창봉(서울 명보한의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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