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약리 기전을 응용하면 천궁은 다양한 질환에 응용할 수 있다.
두통을 주치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당귀에서 언급한 躁症의 흥분성 심신증과는 반대로 鬱症에 해당하는 정신병에 탁효가 있다.
이 외에 안구건조증과 多淚症, 안검하수, 월경중단에도 효과가 있으며, 특히 육종용의 표면에 비늘이 생기는 기전, 즉 양기가 곧게 올라가지 못해서 옆으로 흘러넘치기 때문에 비늘이 생기는 것과 같은 기전으로(不直伸而橫溢) 생기는 피부가 비늘처럼 변하는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다.
【예】 47세(여/소음인)
▲증상 : 쌍꺼풀 수술 후 우측 상안검 하수됨. 두통, 우울증, 한숨 많이 쉬고 가끔 흉통 있으며 변비.
▲처방 : 천궁계지탕 20첩.
▲경과 : 1제 투약 후 안검하수 증상 80% 감소, 기타 증상 모두 호전됨.
이상으로 보혈약의 대표로 알려진 당귀와 천궁에 대해 방원의 입장에서 형태와 작용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다음은 보기약의 대표격인 「인삼」과 「황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방원의 입장에서 정리해 보겠다.
21. 인삼의 생태와 體用
인삼은 한의학뿐만 아니라 의학, 약학, 식품학 등 다방면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고 잘 알려진 본초란 뜻이기도 하겠다.
근래에는 양의사들이 위암 수술한 환자에게 한약은 절대 먹으면 안 되고 홍삼은 많이 먹으라고 했다는 웃지 못 할 얘기도 환자를 통해서 종종 듣는다.
그러나 인삼에 대한 이해없이 보양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먹거나 양의사를 포함한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서 처방되는 것은 참으로 큰 문제라 하겠다.
인삼은 아주 제한된 환경에서만 자라는 약이며, 자연산인 산삼은 주위 환경이 적합하지 않으면 아예 그 해는 싹을 내는 활동을 쉬고 휴면에 들어가기도 한다.
소송(蘇頌)의 《본초도경》에는 깊은 산 그늘진 곳 단칠수(단漆樹;피나무, 옻나무) 근처에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재배하는 인삼의 경우에도 이른 아침에 아주 잠깐 햇빛이 비치고 하루 종일 그늘이 지도록 차양을 쳐 준다.
《본초강목》에도 도홍경이 인용한 《인삼찬》에서 인삼이 자라는 곳을 ‘배양향음(背陽向陰)’이라고 하여 그늘진 곳, 즉 산의 북쪽 경사면에서 자란다고 기록되어 있다.
추윤안 선생은 이런 인삼의 생태로써 ‘體陰用陽’인 인삼의 약성을 설명하고 있다.
즉 음에 해당하는 식물은 높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며 낮고 습한 곳을 싫어하고, 양에 해당하는 식물은 밝고 맑은 곳을 싫어하고 어둡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데 인삼은 산골짜기에 자라고 바람과 햇빛을 싫어하므로 체음용양의 약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22. 인삼의 특징과 작용
인삼이 다른 본초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경》에서도 ‘뿌리가 사람처럼 생긴 것에는 神이 있다(根如人形者有神)’고 했으며, 사람과 동물이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도 정신의 유무에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다른 인삼의 특징은 크기가 작고 아주 단단하다는 점이다. 양기를 많이 가진 것은 형이 작으며 재질이 단단하게 된다.
인삼만 가지고 있는 補五臟, 安精神, 定魂魄, 除邪氣의 독특한 공효는 「단사」의 자질이 극강하여 아주 단단하고 속에 陰을 품어서 神을 가지고 主身體五臟百病, 養精神, 安魂魄의 작용이 있는 것과 닮았다.
인삼의 작용을 人身의 形과 神의 입장에서 내외 개념으로 보면 內의 神에 작용하는 약이다. 방원으로 보면 원에 해당하며, 반대로 外의 形에 작용하며 방에 해당하는 약미는 황기이다.
이렇게 같은 보기약으로 분류되는 인삼, 황기라도 작용면에서 보면 표리내외의 뚜렷한 차이가 있어서 서로를 대신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23. 삽주와 감초의 방형
참고로 본초학 교재에서 인삼, 황기와 같이 보기약으로 분류되는 삽주와 감초 역시 잎 끝이 뾰족하고(삽주·사진 1) 잎의 수가 많은(감초·사진 2) 모양 즉 외어지세의 작용을 하는 방형을 띠고 있음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본다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4. 인삼과 황기의 방원비교
당귀, 천궁처럼 인삼과 황기도 식물의 외형에서 원방의 특징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 3, 4, 5>에서 보듯이 형과 신의 내외로 작용하는 인삼과 황기 역시 외형에서 원과 방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속>
글 : 동의형상의학회 반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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