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母乳授乳) 지도해 보셨습니까(8)
상태바
모유수유(母乳授乳) 지도해 보셨습니까(8)
  • 승인 2007.06.08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모유수유와 면역

모유수유는 정서적인 측면과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인공수유보다 우수할 뿐 아니라, 면역학적 관점에서도 매우 우수하다는 많은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모유는 소화기와 호흡기 감염, 알레르기 질환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고, 영아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또 어른이 된 이후에도 심장병, 고혈압,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의 발생률을 낮추고, 질환이 발생하는 시점도 늦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모유를 먹은 아이가 질병에 더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기의 신체는 아직 미성숙하여 성인들처럼 스스로 면역성분을 만들지 못한다. 아기의 면역성분은 생후 5~6개월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만 5세가 되어서야 성인처럼 완전한 면역성분을 갖추게 된다.

초유를 비롯한 모유에는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시키는 면역물질인 분비형 면역글로불린(sIgA), 락토페린(lactoferrin; 포유류 젖 단백질), 라이소자임(lysozyme; 박테리아분해효소)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인공수유로는 얻기 어려운 성분들이다.
아기는 모유수유를 통해 엄마로부터 이런 면역물질들을 전달 받아야 빠른 시간 안에 몸속의 면역체계를 형성하여 병균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 모유의 분비형 면역글로불린A(sIgA)

모유의 주요 면역성분 중 sIgA는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특히 중요하다. 초유 면역성분의 80%를 차지하는 sIgA는 각종 병원성 세균, 바이러스 등에 대한 자연 항체로 작용한다. 소화기관, 상피세포, 눈물, 콧물 등에 분포하여 소화관 내의 식품항원과 세균에 저항한다. 대장균, 살모넬라 등의 유해세균이 장점막으로 침입하는 것 역시 막아주기 때문에, 장점막 발달이 미숙하고 sIgA 생성이 적어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한 장염에 쉽게 노출되는 신생아나 영유아에게 특히 필요한 물질이다.

■ 알레르기 질환 예방

신생아기에는 식품 단백질과 같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장을 통해 흡수되기 쉽기 때문에 알레르기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그러나 sIgA가 이러한 알레르기 유발물질들의 침입을 막아주므로 식품으로 인한 알레르기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심지어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더라도 아기에게 6개월 이상 모유를 먹이면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에게 대물림될 확률이 최고 80%까지 높아진다고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모유를 3개월 미만 먹인 자녀에서는 52%가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난 반면, 모유를 6개월 이상 먹인 자녀에서는 7.3%만이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했다. 아기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는 모유의 효능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 장 발달을 돕는 유산균

모유 속에는 올리고당이나 락토페린 같은 유산균 증식인자가 있다. 특히 올리고당류는 사람의 장에서 흡수나 대사가 될 수 없어 그대로 대장에 도달하게 되고, 그 곳에서 어떤 세균보다 중요한 비피더스와 같은 유익한 유산균들의 먹이가 된다. 유산균은 모유에서 온 ‘먹이’로 빠르게 증식할 수 있게 되고, 아기의 장 속에서 세균성 감염질환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해 주고, 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등을 예방해 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후 1개월 된 아기는 모유수유에 관계없이 유산균을 보유한다. 그러나 분유를 먹은 아이의 유산균 보유 비율은 모유를 먹은 아이의 1/10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분유에는 거의 없는 올리고당의 역할의 결과인 것이다.

■ 무균 育兒는 알러지와 천식을 유도

신생아의 면역시스템은 출생 시 Th2에 의한 체액면역을 위주로 한다. Th2 위주의 체액면역은 이들이 모유를 섭취하고 각종 잔병(감염성질환)을 치루면서 Th1면역으로 전환 성숙한다.
산도를 통한 자연분만과 신생아의 모유섭취는 엄마의 산도점막과 피부상주균에 의한 정상 장내상주균의 형성에 기여하고 소장말단부에 있는 림프조직(Peyer’s patch)의 성숙을 유도한다. 면역시스템이 미생물의 자극에 의해 성숙하는 것이다.

면역시스템을 미생물로부터 차단하면 면역시스템은 성숙할 수 없고 출생 후 Th2에 의한 체액면역은 지속된다.
오늘날 병원에서 출생을 도맡아 하고 산후조리원에서 아이와 엄마를 분리하면서 위생관념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우리의 육아는 이와 반대로 가기도 한다. 출생 후 면역시스템이 학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시기에 모든 학습 기회가 원천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무균적 육아에 의한 Th2체액면역의 지속은 아이들을 알러지와 천식으로 유도한다.

영아와 1~2세 소아를 대상으로 조사한 생후 첫 3개월간의 수유방법(모유, 우유, 혼합)에 따른 소아천식의 빈도는 모유군은 4.4%, 혼합군은 5.2%인 반면 우유군은 8.5%에 이르렀다. 과거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엄마들은 초유가 안 나오면 수저를 엄마의 입에 넣었다 꺼낸 후 미음을 떠서 아기에게 먹였다고 한다. 또 분유를 먹일 때에도 온도가 적당한지 아닌지 엄마가 먼저 빨아보고 먹이곤 하였으며,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은 엄마가 먼저 씹어서 꺼내 먹이곤 하였다.

소독한 우유병과 젖꼭지를 엄마가 빨아 보는 행동이나 엄마가 씹은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은 이미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위생을 강조하며 유방을 알코올로 소독한 후 아이에게 젖을 물리도록 지도하기도 한다. 육아법이 진보할수록 면역력은 퇴보하는 셈이다.

<다음호 예고 : 모유의 단백질과 칼슘>

http://cafe.naver.com/breastfeed
문의 : breastfeed@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