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말한다] 漢詩集 震園 風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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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말한다] 漢詩集 震園 風流
  • 승인 2007.05.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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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깊이와 삶의 참맛 스민 한시 150수

중국 晉나라 초기에 老子·莊子의 學을 숭상하여 竹林에 모여 淸談을 일삼았던 선비인 竹林七賢이 있었다면, 한국에는 여말 큰 절개의 풍모와 금수강산의 樓亭(누정)을 탐방하며 풍류를 즐기는 東天七豪가 있다.
이 칠호 중의 한 사람인 김영기 시인은 ‘震園風流’(진원풍류) 란 한시집을 출간했다.
漢詩란 본래 器樂에 얹어 부르던 古體詩(고체시)에서 기악 없이 사람의 목소리로만 읊는 律이란 近體詩(근체시)로 발달되어 왔다.

이 책은 저자가 東天書塾(塾師 崔權興)에서 한시를 수련하면서 한시를 배운 순서대로 모아 엮은 것으로 수년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作詩 과정을 기초부터 단계를 밟아서 5언 고시로 부터 시작해서 7언고시로, 또 5언절구에서 7언절구 순으로 편집 되어 있다. 끝으로 5언율에서 7언율로 격을 높여 正則을 고수 하면서 平韻 30운을 순서대로 활용하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 면에서는 옛 선비들이 찾아 즐겼던 樓亭이라든지 또는 멋스럽고, 남달리 살았던 역사적인 인물들의 흔적을 직접 찾아가 읊었다는데 그 생동감이 있겠다.
어디 그뿐이랴!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을 생각하는 소재들을 노래했다는 면에서 震園이란 시제에 걸맞는 내용이 아주 독특하다.
공자는 시의 본질을 꿰뚫어 思無邪(사무사)라 하여 “시란 순수한 영혼의 울림” 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저자는 잊혀져가는 한시에 새 옷을 입혀 지난 역사를 생기있게 복원하려 하였는데, 이는 시에 대한 열정과 전문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오랫동안 한시에 애정을 가져온 필자도 “시를 왜 이렇게 지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저자는 단락이 발전하여 바뀔 때마다 설명을 곁들여 주어 작시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겠다.
한시를 처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도 최고 수준의 길잡이와 맞닥뜨렸음은 큰 기쁨이라 할 수 있다.

시집 말미에는 누정에 따른 간단한 소개로 독자의 감상에 도움을 주려한 자상함이 엿 보이고, 麗末大節(여말대절) 편은 컴퓨터 문자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직접 肉筆을 통하여 저자의 체취와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한시를 가까이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이는 인생의 깊이와 삶의 참맛이 그 속에 스며있기 때문이리라.
김 시인은 서울 마포의 서울한의원(원장 김종철)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지금은 사서오경 등 고서의 삼매경에 빠져 흘러간 세월을 통해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값 1만5천원>

손창봉(시인)
서울 강북 명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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