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한의전 MEET 대체는 예견됐던 일, 한의계도 함께 밑그림 완성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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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한의전 MEET 대체는 예견됐던 일, 한의계도 함께 밑그림 완성해 가야”
  • 승인 2007.05.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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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한의계의 불만을 폭발시킨 MEET대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내년 3월 개원을 앞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신입생 선발계획은 모집요강을 5월에 발표하고, 8월에 입문시험(OMEET)을 치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최근 현재까지 OMEET 시행계획에 대한 연구가 준비되지 않은 관계로, MEET로 시험을 대체한다고 발표해 한의계는 물론 수험생들 사이에 혼란이 일어났다.

대한한의사협회 박용신 기획이사는 “입문시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OMEET로 해야 하고, 불가할 경우라도 한의학 관련 문항을 반영하는 시험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부분의 한의학교육 관계자들이 “한의학 수학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한학적 소양을 갖춘 인력을 선발하는 것이 한의전 설립취지에 적합하다”는 입장과 맥을 함께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대에서 입문검사를 개발하는 연구팀 소속 관계자는 3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OMEET 시험을 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OMEET를 개발하는 데, 투여되는 지원과 여건에 따라 최소 2~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양방의 경우 기존에 연구가 선행됐고, 의학전문대학원이 다수여서 이들이 공동으로 문제은행을 구축해 시험을 치르고 있지만,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OMEET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의전 설치 계획 발표를 통해 설립대학 및 개원일이 정해진 후(8월), 부산대로 설치 대학이 발표된 것이 11월. 부산대에서 한의전 운영의 내용이 되는 교육과정과 함께 입문검사 개발 연구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이전에 한의전에 관한 선행연구는 한의사협회의 ‘국립대 한의전 모델정립을 위한 연구(책임연구원·이선동 상지대 한의대교수)’가 전부였고, 여기에는 한의전의 개괄적인 운영사항만을 다루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금년에 OMEET가 시행될 수 없고, MEET로 대체된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계획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한의전 입학생을 선발하는 시험으로 MEET대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즉 “지금까지 한의과대학 신입생 선발시 한의학 및 한학적 소양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면서 “입문시험의 목적은 수학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별하는 데 있는 것이지, 한의사를 뽑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것이다.
이번 MEET 대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의대 교수 내부적으로도 성향이나 전공에 따라 다양한 입장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OMEET 뿐 아니라 전반적인 한의전 운영계획이 한의학 설립취지를 올바르게 반영하고 있는지 일관되게 평가할 수 있느냐는 측면으로까지 확장된다.

한창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대한한의학회 제도이사)는 “한의전에 대한 현재 문제는 함의된 목표의식과 장기적인 비전이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학생 선발에 있어 먼저 한의전이 어떤 인력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명제를 가지고 그에 맞추어 입문시험에 접근해야 하는데, 한의계에서 그런 내용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면서 “한의계 다자간의 지속적인 검토와 아울러 의학교육전문가를 참여시켜 내용을 채워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의전 설립이 준비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라도 협회를 중심으로 교육 관계자를 비롯한 정부 및 대학측과 연계하여 보다 통일된 모습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한의계는 한의전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부족했던 만큼, 특히나 이런 현실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역량 있는 한의사가 한의전 원장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당장에는 한의전 원장 및 교수 구성이 핵심적인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민족의학신문 오진아 기자 ojina@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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