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덕 한의협 신임 회장 서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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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덕 한의협 신임 회장 서면인터뷰
  • 승인 2007.05.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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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당선은 민주 회무 열망의 승리”
내실과 생존권 확보가 우선 … 치료한의학 가치 세울 것

▲당선을 축하한다. 당선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고자 하나?

=감사하다. 많은 회원들이 거의 자발적으로 대립구도를 설정하는 것을 보았다. 즉, 귀족의냐 빈의냐, 상향식이냐 하향식이냐, 통합회무냐 엘리트 회무냐, 심지어는 간접회무냐 독립회무냐 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런 구도 설정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민주 회무 열망의 승리’라고 본다.

▲선거운동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느낀 점이 있다면? 일선한의사의 욕구와 지향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선거권자에 대한 접촉을 차단한 것이다. 방문도 안 되고 전화도 불법이라고 판정하여, 오로지 정책발표·개인 홍보물·개인연설회 외에는 모두 불법으로 해석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하고 느꼈다.
일선 한의사들의 욕구와 지향점은 저희가 의제로 세운 ‘한의계의 대통합과 동네한의원 살리기’였으며 매스컴으로부터 욕먹는 일, 특정 한의사의 일방적인 발언으로 한의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모리배 취급을 당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아주 심했다. 그러므로 한의학을 바로 알려야 한다는 열망이 컸다고 판단했다.

▲8일 취임식을 가진다고 들었다. 한의협 회무를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표출된 문제들을 보면, 우리 회무에 규제적인 요소가 참 많다는 것이다. 정부처럼 ‘규개위’ 운영 같은 것을 한 번 생각해 보겠다. 또 그동안 회무가 시스템화 하였다해도 아직 낭비와 지체 요소가 엄존하는 것을 느꼈다.
대의원 20여명 모아 놓고 정책발표회를 하면서 엄청나게 남은 음식물들을 보면 알 것이다. 이건 무계획과 낭비의 단적인 예지만 뭔가 효율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우선 임직원들을 상대로 하여 회무 발전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같은 것을 해 보고 싶다.

▲주요 선거공약인 ‘동네 한의원 살리기’가 커다란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선한의사의 욕구가 강한데 실천방안은?

=권역별 정책발표회 때 제시한 방안들을 참조하면 좋겠다. 특히 3대 공공의료보험 개선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으려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백산제 내지는 복합제제와 환산제를 급여케 하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이나 산재 직업병과 관련한 보장 역시 공급자인 보험자를 상대로 하여 설득 작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한약재 감시를 철저히 하여 한약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고, 한의학적 치료의 우수성에 관한 연구 논문과 설문조사 등을 활용하여 크게 홍보하려고 한다. 1차 진료에서 한의학의 엄청난 가치와 이익을 증명해 보이겠다.

▲대통합을 주창했는데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이사 인선에 반영되는가?

=중앙과 지부 간의 소통의 원활화가 제일 중요하다. 그 전 같은 하향식 이해 구하기는 이미 한계가 있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정보의 공유를 통하여 견해 일치를 추구하겠다. 화상회의 같은 것을 분회 단위까지 확대하여 밑바닥 여론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고, 지부·분회 순방 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다. 회장단이나 직능 이사들이 지부나 분회 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하도록 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사 인선은 능력 위주로 하여 당연히 ‘탕평 인사’여야 한다.

▲정부정책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의료법, 한중FTA협상, 의학관련 대학의 정원 자율화 논의 등 의료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가 이런 것들에 대해 내세우는 대국민적 명분은 ‘이용 편의성 제고와 산업화 필요’이지만, 의료라는 게 공공재의 성격이 강한 것이므로 자칫 잘못 흘러가면 오로지 ‘경쟁력 제고’ 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그럴 때엔 사실 현재 ‘갖추어진 존재’ 들만이 살아남게 되고 결국 ‘일반의 기반’이 무너진다. 그럼으로써 파생되는 양극화는 결국 의료인과 국민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겨 주고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을 겪게 된다.
자본주의가 극성한 시대에서 그에 대한 대책은 결국 시간 벌기에 한정되어 있다. 즉, 돌이킬 수 없는 파탄지경에 이르기 전에 동네한의원 살리기 기반을 갖춰야만 한다고 본다. 내실과 생존권 확보가 우선이다.

▲의협의 국회 로비사건으로 의정회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의정회의 진로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나쁜 쪽으로 악성 로비 측면만 부각되어서 문제가 되었지만, 좋은 쪽으로 보면 의료단체의 건전한 정치세력화의 저울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어느 단체든지 소위 ‘숙원사업’이란 게 다 있다. 그 ‘숙원사업’ 이란 게 어떻게 보면 단체이기주의를 대변한다고도 보이지만,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켜 내는 측면도 강하다.
예를 들면, ‘유사의료행위 합법화’ 법률 제정을 저지하고자 한 것이나 보험사가 의료기관과 단독 계약을 가능하게 하여 의료비 할인 효과를 기대한 취지나 동네한의원 살리기 대책이 빠진 채 병원의 경쟁력만 높여주는 조항들을 들 수 있다.
이것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단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력’이다. 뇌물 향응 제공 의혹은 있어서는 안 된다. 한의정회의 진로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일선 한의사 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 달라.

=“저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두 가지 충고를 많이 들었습니다. 첫째, 말을 많이 하지 마라. 둘째, 되도록 참아라.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85년 전국의료보험확대추진위원회 때부터 저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이번에 회장으로 당선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던 많은 분들이 저를 의외의 자리에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힘 드는 것을 몰랐고 행복하기까지 했습니다. 치료 한의학의 가치를 다시 높이 세우자는 회원님들의 열망을 잘 압니다. 여러분께서 확실하게 밀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정리 =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다음 주에는 김기옥 수석부회장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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