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천구청장 선거비용 환수 소송인 대표 맡은 한의사 박징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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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천구청장 선거비용 환수 소송인 대표 맡은 한의사 박징출 씨
  • 승인 2007.04.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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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치, 제재 선례 만들고 싶었다”

비리를 저질러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지방자치단체장과 그의 소속 정당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 한의사가 앞장서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박징출(50·서울 강서구 코비한의원) 씨가 바로 그 주인공. 박 원장은 양천구청장 선거비용환수 운동본부가 양천구민 500여명을 대표해 이훈구 전 양천구청장과 한나라당을 상대로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때 소송인대표를 맡은 것이다.
운동본부에는 강서·양천 지역의 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박 원장이 소속된 단체는 ‘안양천을 사랑하는 모임(안사모)’이다. 그는 이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박 원장이 소송을 낸 것은 자신의 비리로 임기 도중 물러나 선거를 치르는 만큼 선거비용 전액을 당사자와 그를 잘못 공천한 정당이 물어야 한다는 소신에서다. 이훈구 전 양천구청장은 서울시 의원 재직시 학원강사를 매수해 대리로 고졸학력을 취득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보궐선거를 치르게 함으로써 주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지역주민의 자존심에도 먹칠을 했기 때문이다. 더우기 소속정당의 정치인이 저질렀는데도 잘못을 사죄하기는커녕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선거운동을 하는 같은 당 소속의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구청장의 비리가 적발돼 임기 도중에 물러나 보궐선거를 치러도 지역주민이 나서 어떤 제재를 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기회에 잘못된 선거 비용 전액을 당사자와 그를 잘못 공천한 정당에 묻는 선례를 남겨 정치권이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고발하려고 맘은 먹었으나 소송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선거비용을 환수한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항공기 소음에 관한 집단소송 경험이 많은 변호사가 무료변론을 자청해 소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비리로 사퇴한 자치단체장과 소속 정당을 상대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수 있게 됐다.

소송결과는 빠르면 6개월, 늦으면 1년이 걸리는 일이어서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박 원장의 판단이다. 돈 봉투를 돌리거나 주민을 무시하는 공천이 주민에 의해 심판받아 정치인과 정당이 움찔하는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박 원장이 지역에서 활동해온 지는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강서·양천 환경운동연합의 의장을 4년간 역임한 뒤 현재는 이 단체의 지도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안양천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지역에 대한 관심은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입은 혜택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싹텄다.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은 “민중에 대한 사랑은 민주주의로 꽃피고, 민족에 대한 사랑은 통일로 꽃핀다는 생각으로 지역활동을 한다”는 그의 말 속에서도 묻어난다.
다만 지역동료한의사들의 참여가 부족한 탓에 아쉬움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박 원장은 동료한의사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공동체를 위해 되돌려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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