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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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
  • 승인 2007.04.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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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랑 과외 프로젝트

얼마 전 오랜만의 해외여행으로 일본에 갔다 왔다.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상황에서 별다른 준비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읽을 줄만 아는 한자 덕에 큰 고생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더욱이 한국에서 왔냐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일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공항이나 TV에서 심심찮게 우리나라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모든 지하철역의 안내판에 한국어가 적혀 있는 등 일본에서 만난 한국의 흔적은 꽤나 많아서 처음 간 나라였지만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결과일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한류가 약간 주춤하고 있다지만 일본에서 유학하는 친구도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얘기를 들으면 한류의 문화는 아직까지 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러한 한류 현상을 주된 소재로 삼고 있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는 권상우, 김하늘을 톱스타의 반열로 오르게 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속편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부부감독인 김호정, 지길웅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짝사랑하는 남학생을 찾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준꼬(이청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게 되지만 돈 벌 생각으로 자신의 아들 방을 내준 주인 아저씨(이영하) 덕택에 그 집 아들 종만(박기웅)과 어쩔 수 없이 동침을 하게 된다. 결국 주인 아저씨는 종만에게 준꼬의 한국어 선생이 되라고 강요하게 되고, 종만은 준꼬에게 이상한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다.

전편과는 설정 자체가 약간 차이가 나지만 동갑내기인 두 남녀가 서로 과외를 하면서 티격태격 싸우다가 좋아하는 감정이 생기게 된다는 전반적인 이야기 틀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2>는 요즘 10~2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언어들을 중심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그래서 기성세대들의 경우 마치 TV 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한 번 정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겨울 연가>를 패러디한 예고편에서부터 관객들의 눈길을 끌게 했던 영화는 아쉽게도 아주 매끈하게 잘 빠진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웃다가 울려야 하는 한국 영화의 고정관념이 된 패턴을 올바르게 답습하면서 진부한 결말을 보여주지만 이동통신 CF에서 ‘맷돌 춤’으로 유명해진 박기웅과 <늑대의 유혹>에서 강동원의 파트너로 나왔던 이청아의 순수한 연기가 눈에 뜨인다. 제멋대로 해석한 고사성어를 따라하는 준꼬의 모습에서 혹시 내가 배우고 있는 언어 학습은 제대로 된 것인지 한 번 정도 의문이 가긴 하지만 따뜻한 봄날 젊은 세대들의 문화 아이콘을 느끼면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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