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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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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콘으로 내 인생 마음대로 돌리기

무슨 일이든 집중해서 해야 할 때는 아주 작은 소리마저 시끄럽게 들릴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귀마개를 찾거나 괜히 다른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치 TV의 음소거 같은 기능이 있는 리모콘이 있다면 어떨까?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아마 전 세계적으로 히트 상품이 될 텐데 말이다. 또한 그러한 리모콘이 있다면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하는 인간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일시정지 시키거나 과거의 기억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현실적이지 않은 공상에 불과하지만 <클릭>에서는 바로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이러한 공상을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건축가 마이클(아담 샌들러)은 부인(케이트 베킨세일)과 남매를 둔 가장으로 회사와 가정 모두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마이클은 TV를 켜달라는 아이들의 부탁을 받을 때마다 항상 너무 많은 리모콘 때문에 헷갈리게 되자 마트에 가서 만능 리모콘을 구하게 된다. 그날 밤, 서재에서 작업을 하던 마이클은 시끄럽게 짖는 강아지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지르다가 우연히 리모콘의 볼륨조절 버튼을 누르게 되고, 강아지 목소리가 점차 작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후 마이클은 리모콘으로 사람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일시정지, 되감기, 빨리 감기 버튼 등을 누르면서 자신의 인생을 마음대로 조정하기 시작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인 아담 샌들러가 출연하는 <클릭>은 일상생활에서 있음직한 아주 작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로 마치 ‘나도 저런 생각을 했었는데’라는 생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아무런 부담감 없이 영화에 몰입해서 감정이입할 수 있게 한다.

<클릭>은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을 통해 인간들의 덧없는 욕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을 살다보면 힘든 시기도 있고, 행복한 시기도 있지만 대다수의 인간들은 힘든 시기는 아예 건너 뛰어버리고, 빨리 성공한 인생으로 가고 싶어한다. 마치 리모콘의 빨리 감기 버튼처럼 내 인생도 빨리 감겨서 부와 성공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는 상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그런 상황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지만 건너뛰어진 시간 안에서 벌어졌던 수없이 많은 일들을 기억할 수 없다면 결코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만능 리모콘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된 마이클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클릭>은 결말로 갈수록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면서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리고 노력 대신 댓가를 먼저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시간낭비하고 있는 많은 청춘들에게 인생을 그렇게 얄팍하게 살려고 하지 말라는 일침을 놓는다.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결말의 영화이지만 다 보고나면 이래저래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영화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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