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티드(The Depa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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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티드(The Departed)
  • 승인 2007.03.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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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에게 아카데미의 영광을 준 작품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영화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영화제는 칸, 베를린, 베니스와 같은 영화제가 아닌 미국 영화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우리 영화가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 한 번도 후보작으로 진출하지 못한 영화제로도 유명한데 이처럼 미국 영화를 위한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그만큼 할리우드의 파워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아카데미 영화제에 후보작으로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경사가 날 정도이니 수상을 한다면 오죽 하겠는가. 그래서 미국의 영화감독이나 영화배우들 모두 탐낼만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명작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에게는 아카데미의 영광을 안겨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영광을 받지 못했던 감독이 있었으니 바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그동안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갱스 오브 뉴욕> 등등 선 굵은 영화 세계를 펼쳐 보이면서 로버트 드니로, 하비 케이텔 같은 명배우를 탄생시켰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새로운 자신의 페르소나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주인공으로 해서 연출한 <디파티드>를 통해 40여년의 아카데미 무관(無冠)의 불명예를 떨쳐 버리고 드디어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보스톤 지역 갱단의 보스인 프랭크(잭 니콜슨)는 자신의 조직을 잡기 위해 혈안인 경찰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부하인 콜린(맷 데이먼)을 경찰로 들여보낸다. 경찰 역시 신참 경찰인 빌리(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를 프랭크의 조직 안으로 보내 정보를 빼내려고 한다. 이처럼 콜린과 빌리는 엇갈린 신분을 숨기며 서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지만 늘 신분 노출에 대한 위험을 두려워한다.

홍콩 영화인 <무간도>를 할리우드식으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작인 <디파티드>는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있으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무게감 있는 연출력으로 영화 상영 전부터 많은 기대감을 갖게 했던 영화다. 만약 <무간도>를 미리 본 관객이라면 과연 원작의 양조위 역할을 디카프리오가, 유덕화의 역할을 맷 데이먼이 잘 해낼 수 있는지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기면서 꼼꼼하게 두 작품을 비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각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불교 용어인 ‘무간도(無間道)’에서 출발한 만큼 동양적인 색채가 강한 <무간도>에 비해 할리우드로 건너간 <디파티드>는 원작이 가지고 있던 디테일을 거의 표현하지 못하고, 폭력과 욕설이 점철된 평범한 갱스터 무비로 만들어 버린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잭 니콜슨의 능글거리는 연기와 장르적 완성도는 <디파티드>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디파티드>는 이번 79회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이외에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 등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광을 얻은 작품이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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