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12·끝) - 훌륭한 FP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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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12·끝) - 훌륭한 FP 만나라
  • 승인 2007.03.0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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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까지 11회에 걸쳐 지금과 같은 저금리·고령화시대에 어떻게 자산운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소개했다.

자산운용에 왕도는 없다. 우선은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보유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부동산 불패신화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전체보유자산 중에서 금융자산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 60대의 투자자라면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비율 5:5 정도를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융자산운용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전문가가 대신 운용을 해주는 펀드로 하는 것이 좋다.

투자하려는 자금이 소액일 경우에는 적립식으로, 목돈일 경우에는 자신의 형편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짜서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MMF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를 한 뒤에는 그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유지, 관리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상이 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이다.

그런데 개인투자자가 혼자의 힘만으로는 자산운용과 관련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에 대비하여 주치의, 즉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자산운용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자산운용의 주치의를 만나야 하는 것이다. 이 주치의의 역할을 하는 전문가를 FP(Financial Planner)라고 부른다.

물론 FP라는 명함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이들 모두가 「자산운용의 주치의」라고 할 만큼 실력 있고 신뢰할만한 전문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금융과 관련된 지식 뿐 아니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 게 쉽질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몇 가지의 체크 포인트를 갖고 실력파 FP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갑작스런 상담에도 대응을 해주는가?
살다 보면 갑작스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자산운용계획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다소 수정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때에 부담 없이 연락을 하여 상담을 할 수 있는 FP이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시간을 들여 고객을 이해하려고 하는가?
자산운용의 어드바이스를 받으려면 투자자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해야 하지만 처음부터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성급하게 이것저것 개인적인 사정을 질문하는 FP가 있다면 이는 인간관계의 기본을 잘 모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FP는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신뢰할만한 FP라고 판단된다면 FP의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자산운용에 도움이 된다.

셋째, 고객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려고 하는가?
만나자마자 「재산이 얼마나 되지요?」, 「자산형성의 목표는 무엇이지요?」라고 묻는 FP 또한 훌륭한 FP라고 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신뢰하는 가운데 시간을 들여 고객의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FP가 훌륭한 FP인 것이다.

넷째, 고객의 입장에서 조언을 하는가?
「손님의 인생관에는 문제가 있는데요?」이런 식으로 설교를 하려고 하는 FP가 있다면 이 또한 피해야 한다. FP는 자산형성의 조언자이지 고객의 인생관을 비판할 입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불가능한 고객의 요구에는 불가능하다고 확실하게 대답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객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는 FP이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자신의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가?
자신의 투자이념, 운용방법 등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FP이어야 한다.

여섯째,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있는가?
가끔 보면 고객에게는 그럴듯한 투자이념을 늘어놓으면서 자신은 딴 짓을 하는 FP가 있는데 이 또한 믿고 맡길 수 있는 FP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증권사나 은행에 속해있는 FP의 경우에는 고객의 입장에 서서 상담을 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운용상품을 선택하는 단계에 이르면 어쩔 수 없이 자사계열의 금융상품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금융기관에 보다 좋은 금융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그 상품을 추천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경우에는 독립FP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어 있다. 이들은 특정 금융기관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에서 투자상담을 해준다.
많은 금융상품 중에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시해주고, 고객자산의 운용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때그때의 형편에 맞는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기업내 FP가 소속금융기관의 금융상품을 파는 판매대리인이라면 독립FP는 고객을 대신해서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구매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FP들은 기업내 FP인 경우에도, 소속회사의 상품을 파는 판매대리인이라는 생각보다는, 고객의 구매대리인이라는 생각으로 영업을 하는 FP가 많다.
이들은 고객의 자산운용을 도와준 대가로 고객으로부터 보수를 받는 것이지, 그 보수를 소속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철저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투자상품에 대한 독립FP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독립FP의 조언을 받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내 FP이면서도 자세만은 판매대리인이 아닌 구매대리인의 자세로 일을 하는 FP를 만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선별과정을 통해 신뢰할 수 있고 실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FP를 만나면, 한두번의 거래로 끝나지 말고, 평생을 사귀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자산운용의 성공은 훌륭한 자산운용의 주치의를 만나는 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

강창희(미래에셋 투자교육 연구소장)

※ 그동안 좋은 내용의 원고를 제공해 주신 필자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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