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25] 村家救急方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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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25] 村家救急方①
  • 승인 2007.02.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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士林兄弟가 전한 鄕藥醫脈

조선 중종33년(1538)에 金正國에 의해 남원에서 처음 간행한 향약의서로 한글로 된 향약명이 들어 있어 국어사 자료로 여러 차례에 걸쳐 연구대상이 되었지만 정작 의학 측면에서 검토된 바는 없다. 이 책은 또 선조5년(1572)에 재간되었으며, 『고사촬요』에는 남원판과 진주판이 기록되어 있다.
본문의 앞쪽에 ‘本草之部’라는 약초명 모음집에 있는데, 여기에 적힌 200여종에 달하는 조선약초의 한글약명이 주로 고어의 음운표기의 변천을 연구하는 자료가 되었고 일본에서도 『醫學院學範』에 조선의 대표적인 의서로 거명된 바 있으며, 『本草綱目啓蒙』에 인용됨으로써 고대 박물학적 관점에서의 약초연구의 대상이 되어왔다.

저자인 김정국(1485~1541)은 자가 國弼, 호가 思齋, 八餘居士로 1509년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賜暇讀書를 지냈다. 황해도관찰사를 거쳤으며, 전라도관찰사를 지내면서 오래 전에 집필해 놓았던 이 책을 남원의 通判 李希平에게 교정하여 간행케 하였다.
그는 일찍이 己卯士禍(1519년)로 파직되어 高陽 芒洞에서 지내면서 이 책을 지을 때, 향촌의 父老들에게 일일이 자문하여 엮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형인 慕齋 金安國(1478~1543)과 함께 金宏弼에게 수학하여 사림의 학통을 이었으며, 김안국 역시 벽瘟方, 瘡疹方등 한글의서를 간행하였고 『分門瘟疫易解方』을 짓기도 하였다.

본문은 크게 보아 大方科, 부인문, 소아문으로 3대분되어 있다.
알다시피 대방과란 성인의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분야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상습성질환 78증에 대한 치료법을 다루고 있으며, 부인문에서는 부녀자에게서는 특이하게 발생하는 질환 24증, 소아문에서는 유소아의 병증 24종에 대한 병증과 치료법을 기술하였다.
卷尾에는 溺水, 自縊, 失欠함車磋候, 破傷風, 怪疾, 肉毒의 치법 등이 부가되어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부분은 재간행 시에 개변한 내용이 있었던 듯, 판본에 따라 내용이 달라져 있어 대조연구가 필요하다.
예컨대, 한독본에는 ‘附鍼灸諸穴所在’ 라 하여 合谷, 人中, 百會에서부터 전中, 三陰交, 신會에 이르기까지 37종의 救急穴位에 대한 경혈의 위치를 표기해 놓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성암문고본은 中風에서부터 肉毒까지 132조의 병증항목이 수록되었다고 했으나 한독본에는 본초명을 비롯한 앞쪽과 발문의 뒤쪽이 결손되어 있으며, 현존한 내용이 姙娠尿血(六)부터 凡小兒痘瘡方(一百)까지 100여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어 앞의 설명에서처럼 大方科가 들어있을 부분이 막연하다.
1권1책으로 알려져 있는 현존판과 달리 2책으로 분책되어 있었거나 후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개편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아울러 판식과 행자수에 있어서 차이가 많으며, 분량면에서도 빠진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100매 가까이 남아 있어 이미 알려진 판본과는 상당 부분 수록내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상세히 대조해 볼 필요가 있다.
1572년에 간행된 재판본에는 년기 다음에 교정자와 刻手, 간행자의 관직성명 등이 권미의 1장에 따로 인쇄되어 있다고 한다.

자찬 발문에서 그는 “백정의 손에 칼이 들려져 있지 않다면 몽둥이를 찾아 때려잡는 것만 못하다”는 비유를 들어 “方書에 등장하는 良劑라 할지라도 약재가 具備되어 있지 않다면 향약을 얻어 병자를 구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이 책의 집필동기를 밝혀놓았다. 아울러 민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과 경험 많은 노인들의 효과 좋은 聞見方을 채록하여 한권으로 엮었다고 술회하였다.
또 시골에서 지내면서 수십 년 동안 써보니 조금치도 틀림없이 모두 효험을 보았다고 자신하고 있으니 그가 이미 젊은 시절부터 이 내용을 숙지하고 오랜 기간 동안 직접 경험한 지식에 의거하여 기술한 결과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다음 회에 『촌가구급방』의 수록내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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