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11) - 분산투자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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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11) - 분산투자의 원칙
  • 승인 2007.02.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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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투자는 하락국면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필자는, 많지는 않지만, 보유자산을 자산배분의 원칙을 지켜서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분산 운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부동산 : 금융자산의 비율을 5 : 5로 맞추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부동산의 평가액이 금융자산의 평가액보다 많기 때문에, 금융자산이 늘어서 부동산 평가액만큼 되거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서 금융자산 평가액과 비슷해지지 않는 한, 가격전망에 관계없이 부동산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다음에 금융자산은 주식형펀드 50%, 채권형펀드 및 채권개별종목 40%, MMF 10%의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 나이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의 비율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이 적정 수준이다. 따라서 60대에 들어선 필자에게 주식형펀드 50%는 약간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를 때는 이 포트폴리오 비율을 지켜가기도 말처럼 쉽지 않다. 주식형펀드는 하루에도 상당금액씩 불어나는데 비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는 채권형펀드와 MMF는 거의 늘어나지 않거나 금리가 오를 때는 오히려 평가액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필자의 아내는, 주가가 오르고 있는데 절반의 자금을 수익성 없는 투자에 썩히고 있다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채권형, MMF를 팔아서 주식형으로 옮겨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가의 상승 또는 하락으로 포트폴리오의 비율이 바뀌었을 경우, 바뀐 비율을 원래의 비율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을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라고 한다.

필자는 6개월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6개월 동안에 주가가 올라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늘었을 경우에는 늘어난 만큼의 비중을 줄여 채권형·MMF로 옮기고, 주가가 떨어져 주식형의 비중이 줄었을 경우에는, 그만큼의 채권형·MMF의 비중이 늘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팔아 줄어든 주식형으로 옮기는 것이다.
주가가 올랐을 때는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재조정을 하는게 아니다. 또한 주가가 떨어졌을 경우에는 앞으로는 오를 것이라는 예상 하에 재조정을 하는 것도 아니다.

투자상품의 가격변화로 필자에게는 위험도가 너무 높은 포트폴리오로 바뀌었거나 너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신의 형편에 맞는 원래의 포트폴리오로 바꾸어놓는다는 생각에서 재조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 상승국면에서는 주식을 팔아 비중을 줄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지도 모르는데 미리 팔면 손해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005년 말에 필자는 바로 그런 경험을 했다. 당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시기가 되어 상품별 평가액을 조회해 보았더니 6개월 전에 50%로 시작했던 주식형 펀드의 비율이 65%로 늘어나 있는 것이다.
그 해 가을에 주가가 상당폭 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형펀드를 일부 매각하여 원래의 비율인 50%로 줄이고 그만큼을 채권형과 MMF로 옮겨야 했다.

그런데 주식형펀드를 팔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특히 필자의 아내가 크게 반대를 하는 것이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계속 오를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결단을 내려 주식형의 비중을 원래의 비율로 돌려놓기는 했지만 그 후에도 주가가 10일 이상을, 그것도 매일 종합주가지수가 10~20포인트씩 오르는 과정에서 아내로부터 얼마나 핀잔을 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분산투자의 위력은 주가하락국면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89년 4월 한국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했을 때 주가가 더 오를 거라는 생각으로 보유금융자산을 전액 주식으로 계속 보유해왔을 경우와, 주식과 채권을 반반씩 보유해왔을 경우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액 주식만 들고 있었다면 10년 후 주가지수가 280까지 떨어졌을 때 엄청난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50%를 채권으로 보유했다면, 90년대의 평균금리 12%로만 운용했어도 채권투자분은 3.2배로 늘어날 수 있었다.
주식의 손실 부분을 메우고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국내외 증시역사를 살펴보면 얼마든지 많이 나타난다.

또한, 분산투자의 방식이 주식, 채권, MMF 및 예금과 같은 3대 금융자산에 분산하는 방식만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주식인 경우에도 내수주와 수출주,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등에 분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분산의 시기이다. 주가가 천정에 이를 무렵에 주식의 비중을 크게 줄이고, 바닥직전에서 크게 늘린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예측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오를 때는 한없이 오를 것 같고 떨어질 때는 한없이 떨어질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의 변동은 그 움직임 자체가 투자자의 판단을 왜곡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격변동의 마력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하락국면에서나 상승국면에서나 일관성 있게 분산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성공투자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계속>

강창희(미래에셋 투자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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