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9) - 포트폴리오의 재조정과 재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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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9) - 포트폴리오의 재조정과 재배분
  • 승인 2007.02.0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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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평가하고 점검하자

개인투자자가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형편에 맞게 펀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는 게 좋다.
필자의 경우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과 신규로 투자하는 자금을 주식형 50%, 채권형 40%, MMF 10%의 포트폴리오를 짜서 운용하고 있다.
50대 후반인 필자에게는 비교적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할 때는 채권형을 팔아 주식형을 늘리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된다.

주식형 펀드의 기준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비해 채권형이나 MMF는 거의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특별한 정보나 기발한 내용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럴 때 유혹을 참고 자신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지켜가는 것이다.
그 대신 6개월에 한번씩 포트폴리오에 들어있는 펀드들을 시가로 평가해본다. 3개월에 한번씩 평가하는 투자자도 있고, 미국에서는 느긋하게 1년에 한번씩 평가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개월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된다.

예를 들어 6개월 사이에 주가가 크게 올라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전체 투자금액의 65%로 늘어났다고 가정하자. <그림 참조>
이렇게 되면 주식형펀드 50%였던 중년의 포트폴리오가 30대에게나 맞는 ‘시세차익 중시형 포트폴리오’로 바뀐 결과가 된다. 중년투자자에게는 위험도가 너무 높은 포트폴리오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주식형펀드에서 늘어난 15%를 팔아 채권형· MMF의 줄어든 비율을 채워야 한다. 주가가 너무 올라 떨어질 것 같아서 주식형의 비중을 줄이는 게 아니다. 중년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로 바꾸어놓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현실의 포트폴리오가 당초의 자산배분 계획대로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을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라고 한다.

반대로 6개월 사이에 주가가 하락하여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40%로 줄고, 채권형과 MMF에서 그만큼 늘어났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채권형·MMF에서 늘어난 10%를 팔아서 주식형의 줄어든 부분을 메꾼다. 원래의 비율인 주식형펀드 50%로 되돌려놓는 것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서 오를 것 같으니까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높이는 게 아니다. 중년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보수적인 포트폴리오가 되었기 때문에 중년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6개월에 한번씩 이런 재조정 작업을 계속해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이란,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또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자산 배분의 왜곡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방법 또한 앞에 예를 든 것과 같은 정기조정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초의 자산배분비율에서 사전에 정해둔 비율(예를 들어 5% 또는 10%)이상의 괴리가 발생했을 때 원래의 비율로 되돌려 놓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정율조정법이다. 정율조정법은 시장의 변화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할 수 있고, 당초의 자산배분 비율로부터의 괴리율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기조정법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정율조정법을 채택할 경우에는 자산배분비율의 변화 즉, 시황변동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본업을 가진 투자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정기적으로 조정을 해나가다가, 9.11 테러사태나 북한 핵실험 사태 등으로, 시황이 급변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정율법을 채택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리 정한 재조정시기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보고 원래 비중과의 괴리도가 지나치게 커졌을 때는 그 시점에서 재조정을 하는 것이다. 정기조정과 정율조정의 절충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6개월에 한번씩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몇 년을 지나면 재산상태나 가족상황 등 자신의 형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바뀐다는 뜻이다. 유산상속으로 생각지 않았던 재산이 생길 수도 있고 직장이 바뀌면서 월급이 줄어들 수도 있다. 1년 후에 집을 살 계획이 생기거나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됨에 따라 목돈이 필요하게 될 수도 있다. 경제적인 상황뿐만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투자기간이 줄어드는 것도 커다란 형편의 변화이다.

예를 들어 60세가 되어 정년퇴직을 한 투자가에게 주식형 비중 50%는 위험한 포트폴리오이다. 따라서 자신의 리스크 허용도를 재확인해보고 종래보다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자신의 형편이 바뀜에 따라서 그에 맞도록 포트폴리오 자체를 바꾸는 것을 포트폴리오의 재배분이라고 한다.
포트폴리오의 재배분은 재조정에 비해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고,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몇 년에 한번씩 하게 된다. 몇 년에 한번씩 자신의 리스크 허용도를 다시 측정해보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선진증시의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한다. 그들은 주가가 오를 것 같으니까 주식형 펀드를 사고,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니까 팔아버리는 식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시황전망에 따라 자주 사고 파는 방식보다는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짜서 5년, 10년 장기투자를 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펀드 포트폴리오 투자방식이 하루 빨리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계속>

강창희(미래에셋 투자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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