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호 칼럼] 한의계는 현재의 위기를 아는가?
상태바
[신광호 칼럼] 한의계는 현재의 위기를 아는가?
  • 승인 2007.02.02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희망찬 새해를 맞이했지만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무언가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짓누르는 검은 장막이 드리워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위기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한의계는 올바로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언젠가부터 많은 한방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불황이라는 바람이 쓸어가고 있으며 막연하게 이것이 위기의 시작인 것 같이 생각하고 스스로에게는 당장 먹고 살만하니까 견뎌보자는 식의 생각에서 머물렀다.

아직도 우리의 이웃 한의원이 왜 문을 닫아야 하는지 관심이 없다. 대형 한방병원이 규모를 축소하고 의원급으로 문을 바꿔 달아야 하는지도 관심이 없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심각하게 분석하고 연구하는 살아있는 단체가 있는지 그것조차도 확실하지 않다. 단지 총체적인 불황이라는 사실과 거기에 순응해야 한다는 무력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가까운 생활에서 검토해 보아야 한다. 언젠가 이제마나 허준, 대장금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가 한방의학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그런데 지금 한의사나 한의학을 소재로 방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 몇 개나 되는지 심각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모 시트콤이 하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양방 치료의학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 없이 방영되고 있다.
출근하는 시간대 이후 양방 치료에 대한 고정 프로그램들을 통해 많은 의학적 상식들이 주부들에게 주입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한의학적인 내용이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신문 매체에도 같은 상황이다. 한방 컨텐츠가 이슈가 되어 광고되는 경우는 양방 컨텐츠에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다. 그리고 한방 컨텐츠라 인식되는 광고 컨텐츠의 광고주는 한방의료기관이 아닌 경우가 많다.
3대 언론사에는 양방 컨텐츠로 도배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한방 컨텐츠가 뒤로 밀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이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한의계이다.

사실 한의계에서 수천만원의 광고료를 지불하고 언론매체를 통해 전국 망으로 소비자를 공략하여 이익을 볼 수 있는 업체가 얼마나 되는가? 유감스럽게도 지금부터 5년 전에 비하여 점점 더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계는 힘있는 의료기관을 양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장 자신의 의료기관에 미치는 작은 손해를 참지 못하여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다.

제도적인 발전책은 대다수 한의원 원장이 일부 한의사의 손에 의해서 철저히 견제되고 있으며 정책적인 선택이 없는 국가의 한방의료정책은 속절없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회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국가의 한방의료정책은 분명히 미래를 위한 포석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을 회원은 모르고 있다.
그리고 협회는 계속하여 대다수 한의사의 희망 없는 꿈을 수용하고 있다. 희망있는 정책을 기획하고 설득하고 홍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해내는 구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의료계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구도는 최소한의 살아있는 대형 의료기관이다. 그 이유는 이들 업체만이 TV 방송 삼사에 명함을 내밀 수 있으며 그나마 열악한 한방의료에 대한 광고로 소비자에게 한의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제시한 전문한방병원 제도는 물 건너갔다. 국가가 해주는 정책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보고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의 힘을 업고 이뤄지는 정책은 한방의료기관 혼자서 운영되는 체제 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다. 이제는 이러한 능력 있는 의료기관은 점점 축소되고 없어지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이러한 점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현안에 힘겨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대다수 힘없는 한의사 및 한의원의 눈치를 살펴야 하지만 그러나 전체 한방치료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총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정말로 지금 몰아치는 불황은 많은 한의사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며 한의원의 상당수는 문을 닫게 할 것이다. 협회에 회비를 낼 수 있는 한의사 회원이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큰 위기가 아닌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