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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2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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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최근 일 때문에 대학로에 나갔다가 약속 시간을 기다리면서 본의 아니게 대학로 여기저기를 구경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예전의 대학로와 달리 정통 연극보다는 뮤지컬이나 개그쇼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공연 예술계에 불고 있는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었으며, 관객들의 취향이 노래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퓨전극들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대형극장에서 화려하게 보여지는 장르라고 알고 있었던 뮤지컬이 소극장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정통 연극의 자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 생겼다. 하지만 시대는 점차 멀티미디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고, 사람들 또한 복합적 인간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뮤지컬의 성공이 그리 이상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여하튼 이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뮤지컬 배우들이 인기 스타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품들이 속속 우리 관객들을 찾고 있는데 <프로듀서스> 역시 그 중에 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처음에는 영화로 만들어졌다가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프로듀서스>는 뮤지컬로 익숙한 작품이지만 이번에는 영화로 재탄생 하면서 공연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서 보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원작 그대로의 묘미를 전달하고 있다.

한 때 잘나갔지만 최근에는 만드는 작품마다 실패하는 뮤지컬 제작자 맥스(네이단 레이)의 사무실에 비용결산을 위해 소심한 회계사 레오(매튜 브로데릭)가 찾아온다. 장부를 정리하던 레오는 맥스에게 투자금을 모아 망하는 작품을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엉뚱한 제안을 하게 된다. 이 말에 맥스는 평소 뮤지컬 제작자가 되고자 했던 레오와 함께 최악의 희곡과 최악의 연출자, 배우를 섭외하여 최악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뮤지컬이 재미있고, 인기 있다고 해도 잘 안 보는 편이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지면 가끔 보는 정도인데 <프로듀서스>는 그러한 편견을 한 번에 날려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을 연출했던 감독이 영화도 연출하고 있으며, 뮤지컬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직접 출연하기 때문에 꽤 연극적인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나름대로 연극과 영화의 특성을 잘 조화시키면서 시종일관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준다.

뮤지컬 제작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뮤지컬계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모습을 가벼운 터치로 풍자하고 있는 <프로듀서스>는 기발한 소재와 자연스러운 연기들이 관객들을 즐겁게 하면서 뮤지컬 못지않은 감흥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 한국형 뮤지컬 영화가 제작되었다가 모두 흥행 실패를 했는데 그 이유를 이 영화를 통해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로듀서스>는 마치 뮤지컬을 하듯이 대학로에 있는 ‘하이퍼텍 나다’에서만 단관 개봉을 한다. 아주 쉽게 접할 수는 없지만 만약 영화를 보게 된다면 재미있는 엔드 크레딧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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