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신라와 가야의 건국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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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신라와 가야의 건국신화
  • 승인 2007.01.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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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신화의 개별전승에 따른 체계화 과정비교

신화와 역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둘 다 지나간 옛이야기라는 점에서 같지만, 기록과 유물을 통하여 반드시 유형의 형태로 전해지는 역사에 비하여, 신화는 무형과 유형의 기록에 의하여 전해진다는 차이를 보인다. 즉, 구전되는 무형과 더러는 상징적 유물이 있는 것이 신화인 것이다.
그러나, 신화는 역사보다도 훨씬 전부터 존재되어 그들 구성원의 먼 조상들로부터 전해지는 인식적 역사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망된다. 그것은 비록 전승된 또 하나의 역사일지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기 마련이므로, 본래의 모습에서 치장된 부분을 떼어내고 원형의 복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화와 신화 간에 착종되어 있는 부분에서 그 의미를 찾아내고 역사적 상황에 따라 좀 더 복잡한 형태로 통합되어 가는 체계화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화의 개별전승의 착종된 과정을 조사하여, 신라와 가야에 있어서 양국이 그 초기부터 소집단들을 통합하면서 활로를 잡게 되는 복잡다단한 역사적 과정이 반영된 것을 이 책은 하나하나 밝혀나가고 있다.
특히나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신라의 선도산 성모 신화와 가야의 정견모주 신화는 양국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모권적 습속으로써의 여신 숭배 신앙에 비롯되었음을 밝히고 있으며, 이것이 건국신화가 체계화되는 과정에서 신화의 저층이나 신화 밖에서 존재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의 건국신화에는 선주민 신화가 들어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는데, 건국 이전에 선주한 집단의 시조전승인 6촌장 신화와 9간 신화는 양 건국신화에 단순히 삽입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건국 주도 세력의 일방적인 의도나 무력에 따른 것이 아니라 선주민 세력의 협의를 통한 추대 형식에 따라 건국 주를 세움으로써 연맹왕국을 자발적으로 결성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가야와 신라에서 보여주는 신화의 성격은 정치적 통합뿐만 아니라 종교와 신화적 차원의 통합은 이들 집단 본래의 신화나 제사체계가 반영되고, 나아가 생활양식의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는 고유의 문화적 형태가 전승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가야고분군들에서 보여주는 유물과 유적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품들과 더불어 몇 가지 곡식과 동물 뼈, 그리고 약품들은 당시의 생활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고령의 대가야 고분군에서 볼 수 있는 순장의 위치는 12지의 방향을 가지고 있으며, 순장된 남녀의 배열은 1500여년 전에 있었던 음양의 관념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부장된 닭의 뼈가 서쪽에 있었던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이 지역에서 출토된 마을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는 곡류와 약품은 지금도 우리가 상용하고 있는 약재의 일부임을 감안할 때, 한의학을 공부하는 우리로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기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화에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사에 이제 우리는 눈으로 주목하고 귀를 기울여, 한의학의 역사를 기록함에 보다 풍부하고도 세밀하게 이루어진 검토 속에 고대 우리나라 의학의 역사를 복원하여야 할 것이다. <값 1만2천원>

김홍균(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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