去皮 인삼, 유효성분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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去皮 인삼, 유효성분 손실 우려
  • 승인 2007.01.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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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 등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

왜 인삼의 껍질을 벗겨서 건조할까?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모양을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껍질을 벗겨 말리면 흠집이나 얼룩, 색이 좋지 않은 것을 감쪽같이 숨길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삼의 유효성분이 누출 된다면 이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공정서의 성상 기준도 잘못돼 있다고 하면 문제의 심각성은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대한약전에 인삼은 “가는 뿌리와 코르크층을 제거한 것”으로 정의돼 있다. 껍질을 벗기도록 돼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은 황기에서도 나타난다. “황기의 주피를 거의 벗긴 뿌리”로 규정돼 있는 것이다. ‘거의 벗긴’의 기준을 어느 정도로 봐야할지는 의문이지만 한방의료기관에 공급되는 황기는 이 규정을 대부분 지키고 있지 않다. 절편해 판매하기 때문에 감량을 감수하면서까지 거피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식품으로 뿌리 전체를 절단하지 않고 판매하는 곳에서는 황기를 희게 보이게 하기 위해 거피를 한다.

그러나 가격이 높으면서도 많이 사용되는 인삼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약재 판매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거피를 하지 않으면 건조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유도 있지만 흠집이 그대로 나타나고, 크기도 작아져 판매가 잘 안 된다”며 “거피 안한 인삼을 찾는 한의사도 별로 많지 않은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고 말했다. 껍질을 벗기면 벗긴 만큼 크기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껍질이 있으면 조직이 수축되고 쭈글쭈글해져 크기가 훨씬 작아 보인다.

상피삼(붉은 삼), 은피삼(무르면서 은색이 나는 삼), 까치삼(까치가 쪼은 것처럼 흉터가 있는 삼)에 “황먹었다”고 해 얼룩이 진 인삼까지 인삼의 형태에 따른 다양한 별칭이 있으나 거피를 하고 말리면 구별하기 어렵다. 이런 인삼은 껍질을 벗기는 통에 넣고 다른 인삼과 구별이 힘들 때까지 작동을 시킨다.
현재 시중에는 거피를 하지 않은 인삼은 일반 인삼에 비해 300g당 3천원 정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으나 유통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문제는 유효 성분이 얼마나 손실되느냐다.
인삼연초연구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인삼근의 횡단 조직별 사포닌 함량 분포를 보면 피층의 최외층인 주피와 피층의 외변부에 흩어져 있는 조직에만 사포닌이 존재하고 있고, 인삼근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목부 및 유조직에는 사포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인삼의 표피를 제거하는 것은 인삼사포닌 성분의 유지·보존면에서 바람직한 방법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외관상 보기 좋은 인삼을 만들기 위해 유효성분의 손실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동의대 한의대 김인락 교수는 “올해 말 공정서를 개정할 때 불필요하게 껍질을 벗기도록 돼 있는 규정은 모두 수정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그러나 현장에 있는 한의사들의 의식이 바뀌기 전에는 실물 인삼이 변하기는 어려우므로 본초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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