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피트(Happy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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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피트(Happy Feet)
  • 승인 2006.12.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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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행복한 탭댄스로~

몇 년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있는 이 맘 때의 분위기는 여기저기 들려오는 캐롤과 함께 매우 들떠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들리는 캐롤 하나 없이 TV에서 하는 무슨 무슨 시상식을 통해서만 연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다. 마치 뉴스에서 얘기하듯이 2006년이 IMF 이후 최대의 불황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어깨를 움츠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한 해를 보냈지만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새로운 해가 오고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낙관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이럴 때일수록 축축 처지는 영화 대신 밝고,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본다면 어느 덧 가라 앉아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면서 환한 웃음보를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러브송’을 부를 수 있어야만 짝짓기를 할 수 있는 펭귄 나라에 최고의 음치이자 탭댄스의 일인자 멈블(일라이저 우드)이 태어난다. 하지만 멈블은 자신의 탭댄스가 펭귄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추방되고, 우연히 다른 펭귄 나라의 라몬(로빈 윌리암스)과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멈블의 탭댄스를 좋아하게 되고, 또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멈블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아마 애니메이션이 어른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수없이 많은 애니메이션이 다양한 주제와 엄청난 기술적 발전을 통해 어느 세대가 보더라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해피 피트> 역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즐거움과 행복, 자연과 인간 등등의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진지하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팝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적 혼합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화 속에 몰입하게 해준다.

또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남극의 지형과 수없이 많은 펭귄의 모습들은 매우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려져 있고, 거기에 팝 뮤지컬답게 펭귄들의 낯익은 노랫소리가 덧붙여지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 역할을 했던 일라이저 우드가 멈블의 목소리를 맡았는데 그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멈블을 바라보면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1인 3역을 소화해낸 로빈 윌리암스의 노련한 목소리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미국 박스 오피스에서 3주 동안 1위를 했던 <해피 피트>는 <꼬마돼지 베이브> 시리즈를 감독했던 조지 밀러 감독의 작품으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사회를 우회적으로 풍자하면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우울한 연말연시를 너무나 예쁘고 귀여운 펭귄들의 ‘행복한 발걸음(Happy Feet)’으로 즐겁고 따뜻하게 보내길 바란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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