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사는 한미 FTA의 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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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사는 한미 FTA의 鳳인가!
  • 승인 2006.12.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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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미국한의사와 자격 상호인정은 난센스
한의계, “정부의 논의제외 때까지 투쟁” 천명

한미 자유무역협상(FTA) 협상 진행 중에 한국한의사와 미국한의사의 자격 상호인정 문제가 터져 나와 자칫 미국한의사의 국내 개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의분야의 상호 자격인정 문제는 지난 12월 4일부터 8일까지 미국 몬태나 주 빅 스카이(Big Sky)에서 개최된 한미 FTA 5차 서비스 분과 협상에서 미국 측에 의해 제기됐다.
이 협상에서 한국 대표단은 17개 전문 직종 중 수의, 의료(의사, 간호사, 약사, 조산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엔지니어링, 건축설계 등 우리측 이 잠정적 관심분야를 적시한 데 대해 미국 측은 한의학 분야의 포함 여부를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에서는 ‘한국과 미국은 FTA 협상 과정에서 한의사 시장 개방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며, 우리 정부는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고 협상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가 10여개 전문직 자격의 상호 인정을 요구하면서 미국이 유일하게 제시한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자격 상호 인정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마자 한의계는 벌집 쑤신 듯 여론이 격앙됐다. 한의협이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을 필두로 한의 각 단체들도 긴급 모임을 개최하는 등 한의계가 순식간에 비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한의계 인사들은 미국의 한의사 자격 인정은 의료의 질이나 학제의 차이 등에 비추어 난센스라는 인식을 보이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정부는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해명을 시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수용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언론의 보도는 완전히 오보”라면서도 “미국이 제안한 것은 사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의계는 여전히 협상단이 한의계를 배신했다고 질책하는 등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정곤 서울시한의사회장도 “논리적으로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은 한의사를 희생해 의사와 간호사에 떡 하나 주는 격”이라면서 “한방의료 관련 자격의 상호인정 논의가 나왔으면 주무부처장으로서 일거에 거절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협 회장은 “한중 FTA까지 생각하면 이번 사태는 중대한 위기”라고 규정하고 한의협 차원의 의견수렴은 물론 행동지침까지 마련할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이런 인식에 따라 일부단체는 몇몇 단체장이 모여 비공식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하기도 했다. 개별 단체들도 단체의 특성에 맞는 투쟁목표를 정해 행동에 돌입한 양상이다. 적어도 ‘한방의료 전부를 협상논의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목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한 분위기다.
정부로부터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한의계는 분회별, 지부별 전원총회, 한의협 임시총회를 순차적으로 열어 투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전망이다.

강한 투쟁의지를 불사르는 한편으로 한의학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를 차제에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제도권 의료로서 한의학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법률조항들을 과감히 손질하지 않으면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련의 투쟁을 통해 양방의 미국진출에 희생될 위기에 처한 한의학이 스스로 살아 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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