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보이차를 마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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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보이차를 마실 것인가
  • 승인 2006.12.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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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 연원

지금까지 보이차의 연원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는 ‘보이라는 지역에서 널리 그런 차를 사고팔았기 때문에 보이차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송 시기의 음가를 밝혀놓은 <광운성계>(廣韻聲系)와 윈난 소수민족들의 언어연구에 기초해, ‘보이’의 본래 음가는 ‘푸얼’이 아닌 ‘푸레’였으며 푸레가 곧 차였다는 연구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유》 제1집, 박현 지음)

포랑족이나 이족 등 윈난 소수민족들의 ‘보이’의 발음이 ‘푸레’이며, 그들에게 ‘푸’는 떡(餠)을 가리키고, ‘레’는 그냥 ‘차’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지금도 떡처럼 생긴 둥그런 보이원차(普이圓茶)를 보이떡차라고 부른다. 요컨대 보이라는 지명은 푸레라는 물건으로 인해 생긴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보이차는 푸레라는 그들의 말로 이름이 붙여졌으나 이제는 그 이름마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한자어 보이(普이)가 채우면서 차츰 보이차는 윈난성 소수민족의 차가 아니라 한족의 차로 되어가고 있다.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보이차는 크게 네 가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기준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고 제대로 된 보이차를 구분하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 보이차를 나누는 네 가지 기준

① 판매 대상을 기준으로
중국 내부를 대상으로 하는 내소용(중국관광을 가서 사오는 대개의 차가 여기에 해당)과 중국 변경지역의 소수민족들과 태국 북쪽을 대상으로 하는 변경용 차가 있다.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외소용 보이차가 있다. 외소용 보이차가 품질에서 다른 차에 견주어 고품질의 차이지만, 지금은 이 구분을 적용할 수 없게 되었다.
전에는 ‘윈난성차엽진출구공사’를 거쳐서 수출했지만 지금은 각 차창들도 직접 외국으로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 차창이 수출을 할 수 없었던 1990년대 중반 이전에 만든 보이차가 아직은 중요한 소비 품목이기 때문에 지금도 이 기준은 의미가 있다.

② 보이차 재료를 기준으로
관목소엽(灌木小葉) 보이차와 교목대엽(喬木大葉) 보이차 및 개량재배 대엽(준대엽종)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내용도 간단치는 않다. 소엽이나 대엽도 여러 갈래가 있고, 따는 지역이나 시기 및 기후에 따라서 조금씩 재료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기까지 생산한 대부분의 보이차 원료는 교목 대엽인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교목 대엽으로 만든 차들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인체에 미치는 효과나 맛 등을 생각할 때, 교목대엽은 보이차의 영원한 표준이고 꿈이라고 말할 수 있다.

③ 보이차 제조기법을 기준으로
제조 기법을 중심으로 나눈다면 보이차는 생차(生茶)와 숙차(熟茶)로 나눌 수 있다.
생차는 ‘시들이기’와 ‘비비기’를 해서 적절하게 건조된 차엽에 중온의 증기를 쐬면서 눌러 모양을 만든다. 그리고 중온에서 ‘말리기’를 한다. 반면 숙차는 ‘시들이기’를 한 다음 가볍게 ‘찌기’를 하고 다시 ‘비비기’와 ‘덩이짓기’를 몇 차례 거듭하여 발효를 촉진시킨 다음 중고온의 증기로 눌러 모양을 만들어 ‘말리기’를 한 보이차를 말한다. 이것이 이른바 전통적인 숙차이다.
생차와 숙차는 미생물의 발효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70년대 초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악퇴’(渥堆)라고 하는 속성발효법으로 제조되는 숙차는 신숙차라고 부른다. 이는 인공적으로 그 발효를 촉진시키는 것인데 요즘에 숙차라고 하면 대개 악퇴숙차를 말한다. 그리고 생차와 숙차의 장점을 얻기 위해 반생반숙차(半生半熟茶)를 즐기기도 한다.

④ 보관방법을 기준으로
생차일지라도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습창에 보관하면 생차 특유의 맑고 깊은 맛을 내지 못하고 텁텁한 맛을 내게 된다.
거꾸로 악퇴기법으로 만든 숙차일지라도 건창(乾倉)에 오래 넣어두면 맑고 단맛을 내게 된다. 생차에 건창보관한 차라면 적어도 20년은 되어야 제맛을 내고, 악퇴숙차에 습창이라면 3~5년만 지나도 마실 만하다.

■ 제대로 된 보이차를 구분하는 방법

① 정식 수입여부를 확인한다
보이차는 모두 수입품이므로 정식 수입되는 과정에서 식약청의 정밀검사(중금속, 농약잔류검사 등)를 거쳐야만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안전과 합리적인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다.

② 보이차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다
보이차의 상표를 통해 나름대로 해당 차의 정보를 알 수가 있다. 생차와 숙차 여부, 제조 차창 등의 정보 등을 확인하고서 시음을 하면 된다.
지금은 개별 차창들이 수출도 하고 개별 상표도 부착할 수 있지만, 20년 이상 된 보이차에는 일정한 원칙에 따라 통일된 상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발효가 진행되어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차라면 ‘윈난성차엽진출구공사’로 포장된 것이 많다.

③ 반드시 시음을 해봐야 한다
시음을 하기 전에 보이차의 이름과 관련된 차의 정보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보이차에 대한 정보에 입각해서 맛과 향과 몸의 반응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짚이 삭는 맛을 내는 보이차는 숙차기법의 보이차가 그렇다. 마실만한 보이차는 일단 부드럽고 목에 걸리지 않으며 자연스런 단맛을 낸다. 대개 좋지 못한 보이차 탕색은 푸른 기가 도는 검은 빛을 띠고 입과 목에 걸리기 마련이다.

④ 시음을 하고난 보이차의 차엽을 확인한다
생차일 경우 숙성정도에 따라 차엽의 색깔이 연녹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편차가 있고 탄력성의 정도도 다르다. 악퇴발효한 차엽은 섬유질이 힘을 잃어 탄력이 없다. 무엇보다 차엽이 제 모양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까맣게 부서지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떤 보이차를 마실 것인가! 보이차를 이해하는 기준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왜 보이차를 마시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만한 주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어떻게 보이차를 마실 것인지 하는 이야기로 이어지리라고 본다.

서해진
도서출판 바나리 주간, 보이차전문점 ‘地乳茗茶’ 기획실 홍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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