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회 등 조장희 교수 관련 반박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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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회 등 조장희 교수 관련 반박문 발표
  • 승인 2006.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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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학회 김장현 회장, 대한경락경혈학회 이준무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엄종희 회장은 29일 '최근의 조장희 박사 관련 기사에 대한 한의학계의 의견'이라는 반박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반박문 전문이다.

금번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의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팀 PNAS 논문 8년 만에 게재 취소 ”관련 기사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

대한한의학회 회장 김 장 현 교수
대한경락경혈학회 회장 이 준 무 교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엄 종 회 박사


최근의 조장희박사 관련 기사에 대한 한의학계의 의견

물리학의 거장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일찍이 고백하기를 “우리가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알고 있는 우주는 실제로 존재하는 그 자체의 만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다.” 라는 아름다운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생명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부분이 과연 존재하는 생명 그 자체의 어디까지 규명할 수 있을지 동일한 생각을 가져본다. 하물며 빈약한 연구 결과를 가지고 성급히 한의학의 중요한 경락경혈 이론을 호도하는 최근 조장희박사 관련 일부 일간지 기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한의학계의 의견을 아래에 밝힌다.


1.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는 1998년도에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출판되었던 ‘fMRI를 이용한 침과 뇌 사이의 상응하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라는 제목의 학술논문을 2006년도에 철회하면서 “통증과 진통 효과에 대해서는 경혈의 특수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므로 논문을 철회(retraction)한다”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본 사건은 개인의 실험적 결과에 근거한 일개 연구논문의 단순 철회라는 의미 이상의 잘못된 영향을 한의학계에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러우며 대한민국 대표과학자중의 한사람으로서의 파급효과를 무시한 경솔한 행동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는 수천년을 내려온 한의학의 우수성, 특히 그 중심에 있는 침구경락학 이론의 근본을 충분한 근거 없이 부정하는 사회적 정서를 조장하는 행위이며 최근 과학계에 태동하고 있는 한의과학 분야의 발전을 심히 저해할 수 있는 사건이다.

둘째, 백번 양보하여 순수한 실험적 결과에 근거한다 하더라도 1998년의 PNAS 논문내용과 이번 발표의 근거가 된 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게제 논문은 실험내용이 다르며 이번 결과가 PNAS 논문의 철회에 직접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즉, 통증과 진통에 관련된 경혈의 특수성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게재논문)과 시각현상에 대한 경혈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것(PNAS 게재논문)은 별개의 문제인데 이를 혼동한 채 묶어서 취급하고 있다. 신경과학적으로도 통증과 시각은 엄연히 다른 감각이다.

셋째, 또한, 현재까지 그 PNAS 논문 결과를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어떠한 논문도 출간된 적이 없다. 오히려 최근 지음혈 자침과 뇌의 시각 영역 사이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지지해주는 두 개의 학술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참고문헌 1,2)

<참고문헌>
(1) Siedentopf CM, Golaszewski SM, Mottaghy FM, et al.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detects activation of the visual association cortex during laser acupuncture of the foot in humans. Neuroscience Letters 2002; 327;53-56.
(2) Li G, Cheung RTF, Ma Q-Y, and Yang ES. Visual cortical activations on fMRI stimulation of the vision-implicated acupoints. Neuro Report. 2003; 14(5): 669-673.


2.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은, 고속도로를 통해서 갈 수도 있고, 옆으로 나 있는 국도나 다른 간선도로를 통해서 갈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몸에 있는 경맥은 고속도로와 같이 큰 길에 해당되며 빠르게 침의 신호를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도나 작은 간선도로에 해당하는 락맥과 이들을 연결해주는 손락, 부락이 있어 촘촘히 몸의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침의 신호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경혈에 침을 놓으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몸을 조절할 수 있는 반면, 경혈이 아닌 자리에 침을 놓으면 몸의 촘촘히 퍼진 경락 네트워크를 통해 (비효율적으로) 미약하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 효과의 정도는 경혈에 비해 매우 적게 나타난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침을 놓는다는 물리적인 조작이 국소 부위의 소통을 도와 (경혈보다는 약하지만) 어느 정도 진통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수천년 전부터 알려진 경락학설의 원초적 이론(아시혈 이론)으로 조박사가 새로이 발견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매우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조장희 박사 논문에서 경혈과 비경혈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예로 제시한 뇌의 ACC부위는 플라시보(placebo)에 의해서도 변화가 되는 부위로, 진짜침과 거짓침 모두 ACC의 신호를 변화시켰다는 것은, 경혈특이성 차이가 아닌 환자의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서도 가능한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유명 외국 저널인 2006년 Journal of Neuroscience에 제시된 바가 있다 (참고문헌 3). 즉, 조장희 박사가 주장하는 내용은 경혈특이성이 없어서 나온 결과가 아닐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경혈의 특이성을 부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되지 못한다.

또한, 조박사의 논문(참고문헌 4)의 결과를 살펴보면, 경혈에 자침을 한 경우에는 시상의 신호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비경혈에 침을 놓은 경우에는 여전히 통증으로 유도된 시상의 신호는 남아 있으며, 저자 자신도 경혈과 비경혈이 뇌영상 관찰상 효과(EFFICIENCY)에 차이가 있음을 논문에 기술하고 있어, 경혈과 비경혈의 효과 차이가 엄연히 존재함을 인정하고 있다.

조 박사 논문에는 플라시보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는 뇌영상 차이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 실제 경혈과 비경혈에 침을 놓았을때 진통효과에 차이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조박사가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실제 침이 유발하는 효과의 차이에 기인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참고문헌>
(3) J Neurosci. 2006 Apr 26;26(17):4453-4.
Brain activity associated with expectancy-enhanced placebo analgesia as measured by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Kong J, Gollub RL, Rosman IS, Webb JM, Vangel MG, Kirsch I, Kaptchuk TJ.

(4) Neural substrates, experimental evidences and functional hypothesis of acupuncture mechanisms
Acta Neurologica Scandinavica 2006: 113, 370-377
Z. H. Cho16, S. C. Hwang2, E. K. Wong3, Y. D. Son1, C. K. Kang1, T. S. Park4, S. J. Bai5, Y. B. Kim6, Y. B.Lee5, K. K. Sung7, B. H. Lee5, L. A. Shepp8, K. T. Min5

"TheSham-acupuncture point was chosen deliberately away from the Meridian-acupuncture point and applied with an intensity of stimulation similar to that of the Meridian-acupuncture. This study suggests that acupuncture is effective in pain relief regardless of the choice of point, although there may be some differences in their efficiency. "


3. 아울러, 수천년 동안 발전해 온 경락경혈 시스템은, 14경에 위치한 361개의 정경 경혈 이외에, 우리의 몸에는 경외기혈, 아시혈, 동씨기혈 등 우수한 효과를 가진 혈들이 수 없이(수천개) 분포하고 있다. 조장희 박사가 이용한 비경혈이 정말 비경혈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4. 경혈 특이성은 분명히 존재하며, 경혈특이성에 대한 수많은 과학적 연구결과들이 저명한 외국 학술저널에 실리고 있다. 그 중, 침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연구나 실험연구에서 경혈과 비경혈 혹은 효과가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혈에 동일하게 침을 놓는 경우, 경혈에 자침하는 것이 더욱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대표적 사례들을 아래에 제시한다. 예를 들면 암환자에서의 통증(Alimi 등, J Clin Oncol, 2003)이나 테니스 엘보우(Fink 등, Rheumatology, 2002) 등이다.

<참고문헌>
(5)암 환자에서의 통증 치료에 경혈에 침 놓는 것이 비경혈에 똑같이 침 놓은 것보다 우수함. (J Clin Oncol. 2003; 21:4120-6.)
Analgesic effect of auricular acupuncture for cancer pain: a randomized, blinded, controlled trial. (Alimi D et. al)

(6) 테니스 엘보우 치료에 경혈에 침 놓는 것이 비경혈에 똑같이 침 놓은 것보다 우수함. (Rheumatology (Oxford). 2002; 41:205-209.)
Acupuncture in chronic epicondyliti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Fink M et al.)

(7) 뇌기능 영상 장치인 PET을 이용하여 경혈에 침을 놓는 것이 플라세보 침에 비해 뇌의 특정부위를 활성화시켜, 경혈 자침이 명확하게 생리적인 변화를 야기함.
Neuroimage. 2005 May 1;25(4):1161-1167.
Expectancy and belief modulate the neuronal substrates of pain treated by
acupuncture. (Pariente J et al.)

(8)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똑같이 경혈에 자침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경혈도 있음. (Exp Neurol. 2003 Mar;180(1):93-98).
Acupuncture prevents 6-hydroxydopamine-induced neuronal death in the nigrostriatal dopaminergic system in the rat Parkinson's disease model. (Park et al.)

(9) 발목 염좌가 있을때, 특정경혈에 자침하면 효과가 나타나지만, 다른 경혈에 자침을 하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음. (Pain. 2002 Oct;99(3):423-431).
Acupuncture analgesia in a new rat model of ankle sprain pain. (Koo et al.)



이상의 과학적, 문헌적 고찰을 통해 보았을 때, 이번 조장희 박사의 PNAS 논문 철회와 경혈을 부정하는 듯한 내용에 대한 주요 대중매체에의 공식적 발표는 진실을 도외시한 매우 경솔한 행위였으며 향후, 세계대체, 보완의학시장에서 한의학의 주요 분야인 침구경락과학 분야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관련 국내 연구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조박사가 이번 보도에서 지적한대로 황우석 박사 논문조작 사태에서 보았듯이 실험결과를 조작하여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문제만큼이나 진실을 섣불리 왜곡하여 심사숙고하지 않은 연구결과를 발표, 홍보하는 연구자세도 성숙한 연구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며 더욱이 한의학, 특히 침구경락학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연구자로서, 그러나 의료영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떨쳤던 연구자로서의 조박사의 화려한 이력에 비추어 볼 때에도 본인의 실험결과 분석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하며 그 파급효과에 대해 왜 한번 더 숙고하지 못했을까 하는 크나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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