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기업 열전⑨ - (주)아반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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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기업 열전⑨ - (주)아반플러스
  • 승인 2006.11.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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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유의 정신 깃든 건축 재현
“한의원은 한의학의 정체성 보여줘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전 대통령의 생가를 비롯해 안국선원 등 전통가옥 보존지역이 주변에 있어 한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곳에 (주)아반플러스(대표 김도환·47·사진)가 자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곳에 사무실을 얻기 위해 1년 6개월을 기다렸다고 했다. 우리의 멋, 정취를 몸으로 항상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건축에 흐르는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건축의 원리와 요소가 갖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문양이나 소재 등 우리 것을 차용했다고 해도 결코 한국적인 것은 못됩니다. 그래서 몸으로 느끼기 위해 이곳을 좋아하는 거죠.”
김 대표는 이곳에서 한국적인 멋이 어우러진 한의원을 그려본다.

■ 우리문화에 대한 애정

김 대표가 인테리어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1993년이다. 처음 시작은 치과 계통이었다. 이름도 아반이 아닌 ‘맥토탈리폼’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디자인이라고 말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는 ‘reform’이 더 합당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반디자인’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자신은 단순히 디자인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약 400곳의 한의원과 인연을 맺게 된 데는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큰 몫을 차지한다.
아반이라고 하면 언뜻 ‘AVAN’이라는 외국어 표기를 생각할 수 있지만 ‘亞磐’은 “버금가는 토대가 되겠다”는 뜻과 “아시아에 서린 기운”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말이다.

한의원이 왠지 더 가깝게 느껴졌다는 김 대표는 다음 해인 1994년 관련 업계에서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한의원 전문’을 내걸었다. 당시 한의원은 인테리어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극히 부족했다. 한의원을 개원할 곳을 마련하고 진료실, 탕전실, 대기실을 나누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양의계도 치과와 성형외과가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 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는 정도였다.

그러나 언젠가 한의원도 변신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의사는 가만히 앉아 있고 환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양방에 비해 한의사가 직접 움직여야 하는 한방은 내부구조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다고 믿었다. 그래서 직원들도 병원건축계획을 이수한 전문가로 구성했고, 아주대 권순정 건축학부 교수를 자문으로 위촉해 의료시설의 기획 및 설계자문을 받고 있다.

아반의 사업 영역은 한방의료기관 건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서 기획, 건축설계, 실내디자인, 시공 및 감리 등을 개별 또는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설계와 감리 두개 부서로 구성된 아반은 현재 몇 곳 한의원의 시공을 맡아 시행중이다. 한의원 시공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30일에서 40일 정도여서 의뢰가 들어와도 다 받지는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한다.
아반은 앞으로 의료시설계획 연구소를 설립해 병원 등 중대형 의료시설과 노인요양시설, 실버타운 등 노인시설에 대한 사업의 타당성 검토, 설계 및 시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인테리어는 기능이 우선

“김밥 한 줄에 1000원하는 곳이나 햄버거 가게는 한결같이 조그맣고 딱딱한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빨리 먹고 나가라는 거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가구의 배열에서 재질까지도 목적에 부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한의계에서는 이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예술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기능이 먼저입니다.”

김 대표는 시각적으로 예쁘게 만드는 것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하나의 물건에 대한 디자인에 있어서는 매우 앞서고 있으나 병원설계와 같은 종합적인 부문에서는 뒤져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설계의 대가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고, 설계와 시공이 분리되지 않는 현실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한의원

기능성과 함께 김 대표가 가장 고심하는 것은 한국적인 것이다. 서양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건축물도 절대적인 공간형태로 보는데 반해 우리는 건축을 인간과 자연 간의 중재환경으로 보아 인간-주거환경-자연을 하나의 통일체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정신을 이해하고 구현하려고 노력한다면 한의원의 한의원다운 인테리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즉 비어 있는 공간을 중시하고 그 공간과 하나가 되며, 자연과 인간을 향해 개방된 형태로 나타나는 우리의 건축기법을 한의원에 심는다는 생각으로 한의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 한의원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한의학이라는 이미지, 한의원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지면 정체성도 함께 침체될 것입니다. 가장 편안하고 정감있으며 자신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우리 것을 버리고 화려한 서양식만 좇아가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의원의 인테리어에는 한의학의 정체성이 숨 쉬고 있을 때 모두가 만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김 대표는 공간과 인간, 자연과 나에 대해 느끼고 배우기 위해 경북 봉화에서 강활을 직접 재배, 며칠 전 수확의 기쁨을 맛 보았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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