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14] 經史證類大觀本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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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14] 經史證類大觀本草
  • 승인 2006.11.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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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내나는 약초, 아름다운 판화감상

이 본초서의 원서는 宋나라 唐愼微가 지은 것으로 1082년에 저술되었으나 곧바로 간행되지 못하고 있다가 1108년에야 비로소 芮省이 수정 增補하여 『經史證類大觀本草』라고 이름 붙여 刊行하였다.
이 때 陳承의 別說을 추가하여 간행하였는데, 송나라 徽宗의 연호(大觀, 1107~1110년간)를 붙여 『大觀經史證類備急本草』라고 이름 하였다. 모두 1558종의 약물을 기재하고 있으며 약물마다 도해를 붙여 찾아보기 쉽도록 편찬하였다.

처음 출간한 이후에는 1116년과 1159년에 다시 교정하고 보충하여 『政和經史證類備急本草』와 『紹興校定經史證類備急本草』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紹興 연간에 교정된 책에는 약물이 1746종으로 늘어났다. 이후에도 이 책은 여러 번 간행되었고, 그때마다 책이름도 조금씩 바뀌었다.
조선과 중국, 일본 등지에서 간행한 판본만 해도 40~50종을 헤아릴 정도로 여러 차례 간행되었다고 한다. 책이 이루어진 과정과 판본에 따라 달라진 내용에 대해서는 전에 실렸던 ‘역대 본초서의 대표명저 - 『經史證類備用本草』(296회, 2006. 6. 16일자)를 참고해 보기 바란다.

본서는 『嘉祐本草』와 『圖經本草』를 하나로 묶고, 여기에 불교서적, 『道藏』 등에 나오는 약물학 지식을 첨가하고, 『本草拾遺』, 『食療本草』 등에 처음 나오는 약물들을 모두 보충하고, 민간에서 사용되는 經驗單方들을 널리 수집한 것이다.
약물의 효능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매우 상세한 고증을 가했으며, 여기에 각 약물마다 修治法을 첨가하였기 때문에 약물의 조제법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가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약물의 歸經論을 자세히 설명하고 하고 있으며, 모두 3000여개의 단방 치료경험과 1000여개의 처방에 관한 논설을 싣고 있고 당시의 민간의료경험이 풍부하게 보존되어 있어 宋代 본초학의 업적을 총괄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명대 말엽 『本草綱目』이 나오기 전까지 약 500년 가까이 朝鮮과 日本 및 元·明代 본초학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더욱이 조선에서는 『본초강목』이 나온 뒤에도 여전히 본초약물에 관한 표준공정서의 위치를 내놓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조선에서 사용한 이전의 본초서가 나중에 도입된 『본초강목』에 비해서 개별 약물의 고증과 원전에 충실하다는 점이 손꼽힌다.
『본초강목』은 이 책과 『政和本草』를 모체로 374종의 약재를 증대하고 송대 본초서 이후의 성과를 담아내었지만, 『대관본초』의 원전 인용문을 잘라내어 고치는 과정에서 잘못된 곳이나 원모를 훼손시킨 부분이 많아 후대 학자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점은 본서의 후편에 부록으로 수록된 ‘大觀本草札記’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이것은 청대 말엽 柯逢時라는 사람이 6년간의 시일을 들여 본서와 『정화본초』와의 상이점을 一字一句까지 대조하여 교정한 내용을 권별로 수록해 놓은 것으로 당대 고증학의 엄밀성을 엿볼 수 있다.

많은 차이점 중에서도 특히 풍부한 도판의 수록면에서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예컨대 이 책에서는 黃精의 경우, 산지에 따라 10여종의 이종약재가 그려져 있어 손쉽게 감별할 수 있다. 또 人蔘 도판의 경우에도 후대의 것보다는 훨씬 정밀하고 整齊된 약초그림이 실려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전대의 책을 모본으로 개정하여 증보하는 경우, 내용에 있어서는 새로운 지식이 추가되어 정밀해지지만 그림의 경우에는 원작의 특징을 제대로 傳寫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변형되어 여러 차례 번각을 거듭할수록 실물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멀어지게 되는 폐단이 있다.
내용상으론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비용본초』에 ‘本草衍義’ 인용문이 빠져 있는 것 이외엔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약초그림만큼은 상세히 대조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현재 조선에서 간행한 판본의 국내 소장여부는 확인되고 있지 않으며, 일본에 전해진 것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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