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韓中과학기술혁신포럼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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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韓中과학기술혁신포럼 참가기
  • 승인 2006.11.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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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의학, 경쟁 아닌 협력관계’ 공감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10월 23~25일 중국 사천성 성도에서 한국 측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와 중국 측 사천성과기교류중심이 주최하고 양국 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2006 한중 과학기술혁신 포럼’에 참가했다. ‘한·중 전통의약의 재발견’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 한국측에서는 김종열·최선미(이상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세현(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손창규(대전대) 씨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이날 전통의학에 대해 논의했던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부장이 정리해 보내온 글이다. <편집자 주>

■ 한-중, 이젠 실질협력시대로

국내 한의계가 중국 베이징 발(發) 이른바 ‘한의학 공정’ 때문에 시끄럽다. 한의학과 관련된 국내 최고 ‘경전’인 동의보감(東醫寶鑑) 출간 4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것을 놓고 중국의 한 언론이 “‘중의(中醫)’가 ‘한의(韓醫)’의 종주국”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부터다.
하지만 이 보도는 한의학과 관련된 중국 언론의 과장되고 무책임한 보도에서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동의보감이 아니라 한의학 자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는 식으로 언론보도가 변질된 때문으로 판명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보도는 중국의 한의학에 대한 ‘경계’와 ‘본심’을 짐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렇듯 중국의 중의계가 우리나라 한의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에서 열린 ‘2006 한중과학기술 혁신포럼’은 양국간 전통의학에 대한 협력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는 양국을 오가며 8차에 걸쳐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참석하는 ‘한-중 동양의학협력조정위원회’를 가동하면서 한의학과 중의학 간 협력의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이번에 열린 한-중 과학기술혁신포럼을 통해 분야 별 협력을 모색해 왔었다. 여기에 한의학연구원과 한의대 등 국내 한의계에서는 중국의 중의과학원과 중의병원 등 중의계 인사들을 만나 크고 작은 학술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한-중 과학기술혁신포럼에서는 전통의학의 미래와 관련 양국의 고민이 그대로 투영됐다.
한의계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과학화와 국제화이다. 마찬가지로 중의계의 최대 이슈 역시 과학화(중국에서는 현대화라 부름)와 국제화이다. 행사에 참석한 중국 과학기술계 고위 인사들은 그들의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혁문평(赫文平) 중국 과학기술부 과학기술교류센터 부주임이나 왕수의 사천성 과기청 부청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전통의학의 가장 큰 과제는 현대화와 국제화이고 한국과 중국의 협력 강화를 통해 현대화와 국제화를 위한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본격적인 주제발표와 토론시간에서는 한의계와 중의계 간 교류협력의 필요성이 어느 행사보다 활발하게 논의됐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중의학과 한의학이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 및 협력 관계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공감했다.
가령 침구 분야에서는 혈 자리 별로 주치 효능을 밝히는 중국 측 임상실험 데이터와 우리나라 침구 치료법의 임상실험 정보 교환 등 치료법이나 실험 방법 DB를 통한 상호협력의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날 장시간의 토론을 거쳐 합의된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정기적인 학술 포럼의 개최다. 1회성 만남은 그동안의 과정에서 미뤄볼 때 그리 중요 하지 않다. 수 십 차례에 걸친 만남이 이를 증명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서로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정기적인 교류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내년 개최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학술포럼에서는 침구 임상실험의 공유와 종양 연구 등 2가지 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양국은 해마다 주제를 바꿔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를 해 나가기로 동의했다.
마지막으로 연구 네트워크의 구축이다. 양국은 우선 침구와 종양 관련 총 100여명 규모의 연구인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부와 민간 간 산발적인 행사를 이제는 정기적인 교류와 협력시대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근대 한국과 중국의 전통의학 교류 역사는 공식적으로 10년쯤이다. 10여 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정부 당국자 간 회담, 한의계와 중의계의 만남을 통해 전통의학 분야 교류와 협력이 어느 정도 신뢰를 쌓았다.
공식적으로 10여년 이지만 역사적으로 한-중의 전통의학 교류 역사는 수 백년, 아니 수 천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역사적인 배경을 볼 때 이제야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의 다리가 놓이고 있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중국이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문제가 ‘한-중 전통의학 기술혁신’의 설치가 아닌가 싶다.

전통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교류가 모두 필요하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고민이 비슷하기 때문에 해법도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옛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 64장에서 ‘千里之行始於足下(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구절을 통해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1세기 전통의학시대를 여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교류와 협력이라는 ‘멍석’이 깔렸다. 재주를 부리고 과실을 따먹는 것은 한의계가 다함께 풀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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