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노인병연구소 이철완 소장
상태바
[인터뷰] 한국노인병연구소 이철완 소장
  • 승인 2006.04.14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노인문제, 창의적 발상전환 필요”

‘저출산·고령화’가 우리 사회전체의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나 기업체 의료계 모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에 현재 한국노년의학회장과 한국노인병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는 이철완(50·서울 강남구 초록한의원장) 소장을 만나 한의계는 고령화사회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 소장이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전대부속한방병원장 재직 시 독일을 방문해 그 곳의 노인전문요양시설을 둘러본 이후부터다.

“노인성질환은 보통 치료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치료’와 ‘요양’을 적절히 잘 배합해야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 이 개념이 잘 접목된 ‘치료요양소’가 운영되고 있었어요. 그 때 강한 인상을 받았고, 조금 더 알고 싶어 안식년제를 이용해 미국의 노인요양시설들도 살펴보게 되었죠. 우리에게도 머지않아 직면하게 될 문제라는 인식에서 대학병원장직을 그만두고 노인병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노년의학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한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모임을 결성했지만, 한의계의 관심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 멀게만 느껴졌던 미래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무방비상태에서….
“현 의료체계에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한방의료적인 접근은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첩약’인데, 가격경쟁력 면에 있어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 이 소장은 “노인 대부분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지니고 있는데, 만성질환은 기본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방노인보건의료체계의 목표를 ‘합병증의 예방’이란 질병관리와 노화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화 방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약만을 고집하지 말고, 고정관념을 탈피해 좀 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한의협, 학회, 대학, 임상가, 관련연구기관 각각의 역할과 함께 공동으로 작업하고 공유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즉 한의협에서는 한방노인요양기관의 확대라는 제도적인 접근 외에도 임상가에서 노인들의 건강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보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노인과 관련된 제도교육이 전혀 없었던 현실에서 비추어볼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수교육의 형태보다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임상가에서는 노인환자 특성에 맞는 치료방법들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한방물리요법들을 노인질환에 맞게 선택해서 치료에 적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보험급여화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로당이나 노인대학과 같은 지역 노인회와 연계해서 노인들의 건강관리에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개입해 지속적인 연계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교육에 있어서는 “한의과대학 본과 3~4학년 교과과정에 ‘한방노인학’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와 관련된 과목을 배정해 놓고 있는 대학은 동신대 한의대 한 곳 뿐이라고 한다.
학계에서도 노인관련 고의서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시키고, 이를 토대로 한 연구결과물들을 임상가에 보급해 줘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실버산업에 있어서도 한방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고 제안한다.
노인과 관련된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의 전문한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개별적인 접근 보다는 대표성을 띄는 하나의 루트를 만들어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소장은 2000년 9월 발족시킨 한국노년의학회가 그간 활동이 뜸했는데, 체제를 정비해 올 하반기부터는 주제를 가지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예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