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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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무비
  • 승인 2005.10.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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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소재로 한 네편의 슬픈 영화

<너는 내 운명>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가을 극장가를 점령하면서 멜로 영화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이 때, 또 다른 멜로 영화인 <새드무비>가 개봉했다. 제목 그대로 이 영화는 한마디로 ‘슬픈 영화’이면서 앞서 언급한 두 편의 멜로 영화를 혼합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내용은 <너는 내 운명>처럼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형식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처럼 4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른 살 소방관 진우(정우성)와 방송국에서 뉴스 수화통역사로 일하는 수정(임수정)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수정은 화마와 맞닥뜨리며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연인이 안타까워 아침마다 비가 오기를 기다리지만 그들은 곧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수정의 동생 수은(신민아)은 청각장애인으로 놀이공원 퍼레이드 단원이다. 이곳에서 그녀는 초상화를 그려주는 상규(이기우)를 보고 짝사랑을 하지만 얼굴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항상 인형 탈을 뒤집어 쓰고 있다. 상규 역시 점차 수은에게 호감을 품게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유학을 가야 하는 이유로 수은과 이별을 하게 된다.

고시 준비생 하석(차태현)은 복싱 스파링 파트너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할인점에서 일하는 숙현(손태영)을 사랑하지만 그녀의 이별 선언에 눈물을 흘릴 뿐이다. 그래서 그는 이별을 통보하지 못하는 마음 약한 연인들을 위해 이별대행업을 시작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는 주영(염정아)은 아들 휘찬(여진구)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돌아볼 겨를이 없다가 선생님의 귀띔으로 휘찬이 거짓으로 일기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주영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고, 휘찬이는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하게 된다.

이처럼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새드무비>는 이별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주인공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되는 것을 주된 테마로 하고 있다. 이러한 영화는 미리 결말을 예측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의 눈물을 쏟게 해주느냐에 따라 영화의 성패가 가려지는데 <새드무비>는 기존의 최루성 멜로와 달리 산뜻한 파스텔톤의 화면과 이별대행업이라는 특이한 업종을 보여주기도 하고, 중간 중간 코믹한 장면을 삽입하는 등 독특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로인해 진한 눈물을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눈물샘을 약간 자극하는 것 같은 구성이 매우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난 해 를 통해 데뷔한 권종관 감독의 2번째 작품으로 주연급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하는 보기 드문 영화이다. 이는 우리 나라의 스타파워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한 매니지먼트사가 제작한 작품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다양한 배우들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우리 나라 영화사상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된 작품으로 영화 상영 이전에 해외 판매로 영화 제작비를 전액 회수한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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